‘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악재를 설명하는 데 딱맞는 속담이다.
국내 증시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800포인트 넘게 하락한 데 이어 선전종합지수가 30% 가까이 폭락해 투자심리를 위축,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설 연휴기간 동안 일본 증시가 크게 하락하자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가 급락한 부분에 대해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부분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11일 국내 증시는 북한 리스크와 일본 증시의 급락, 국제유가의 폭락 등 3중 악재가 겹쳐지면서 코스피·코스닥 모두 3~4% 가량 하락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도발 리스크는 이미 수차례 경험한 이슈였고 국제 유가 급락 역시 사전의 학습을 통해 어느정도 내성이 생겼지만 연휴기간동안 일본 증시가 7% 넘게 급락한 점은 국내 증시가 예상치 못한 이벤트였다.
실제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지난 10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이던 1만6000선을 내줬다. 지난달 29일 일본 중앙은행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도입하는 등 증시 부양에 힘썼지만 일본 증시는 지난 8거래일 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증시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익성 악화 우려로 금융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증시 폭락을 부추겼다는 이야기다.
백경윤 SK증권 연구원은 “엔화 강세는 일본 증시 하락을 이끌고 있는 주요인”이라면서 “일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엔화 강세 현상을 만들고 있어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와 함께 새롭게 변수로 떠오른 일본 증시에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엔화 가치의 상승은 국내 기업들에게 대체로 호재로 인식되지만 주변국의 증시 급락은 국내 증시에 심리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중국의 경우도 비슷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중국 실물경제는 증시 폭락과 무관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지만 중국 증시의 급락이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전이되면서 양국의 증시는 동반 하락세를 맞은 바 있다.
게다가 이날 일본 증시는 건국기념일로 휴장하는 데 이어 중국 증시 역시 춘절 연휴로 오는 12일까지 휴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오는 15일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850선 이탈 가능성은 낮지만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면서 “일본발(發) 증시 불안은 지금까지 불거
그는 다만 “한국증시에는 환율효과라는 차별화 포인트가 유효하기 때문에 단기 변동성 완화를 위해서는 투자심리 회복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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