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의 골프장 인수 결정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BGF리테일의 휘닉스스프링스CC 인수 결정이 투자심리를 악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부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BGF리테일은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보광이천의 지분 85.2%를 1301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이후 퍼블릭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해 경영난을 겪는 보광그룹에 대해 범 보광가가 벌이는 지원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의 시선 역시 상존하고 있다.
BGF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이날 무려 13개의 증권사가 리포트를 쏟아냈다.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증권, 유안타증권, KB투자증권 등은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반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흥국증권 등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 “골프장 인수 시너지 의문…논란의 여지 있어”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에 대해 “퍼블릭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으로 보이지만 보광그룹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는 비관련 다각화”라면서 “또 최근 적자 회원제 골프장들이 모두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주주가치에 긍정적 이벤트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광그룹의 계열사에 오너 형제들이 본격적으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의 둘째 형인 홍석조 회장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홍석규 회장의 맏형인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역시 보광이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와 제주 휘닉스아일랜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골프장 인수는 지배구조 이슈 제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풀이된다. 보광그룹에 대한 지원으로 해석될 만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또 골프장 사업은 BGF리테일의 편의점 사업과 시너지가 적은 본업 이외의 투자이기 때문에 투자자들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가 완전감자 후 자본금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짐에 따라 보광그룹을 지원하는 형태가 제한된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기존 사업부문에 투자할 경우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약 200억원 수준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김지효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BGF리테일이 의지를 갖고 골프장을 운영해 수익을 창출할 개연성이 아예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보광그룹에 대한 직접적인 현금지원이 없다고 하지만 이번 증자금액으로 보광이천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 “골프장 인수, 최적은 아니지만 최선의 선택”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은 보광그룹과의 선긋기를 위해 BGF리테일이 택할 수 있는 옵션 중 가장 나은 선택”이라면서 “이번 인수는 보광이천의 기존 주주인 보광, 휘닉스개발투자 등의 주권을 전액 무상감자 한 후 제3자 배정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보광그룹에 대한 자금지원 효과는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즉 부실자산 인수 후 정상화를 통한 자산가치 증대 목적으로 봐도 무방하고, 퍼블릭 전환을 통한 영업가치 회복 시나리오 역시 가시성 높은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대우증권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이준기 대우증권 연구원은 “본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는 신사업 추진에 대한 실망감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6600억원의 순현금 보유금액 대비 취득금액은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라면서 “휘닉스스프링스의 보유 토지 가치가 1500억원에 달하는 점과 추후 보광그룹의 잠재 리스크 사실상 해소 등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BGF리테일은 지속적인 배당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의 노력을 보여줬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골프장 인수에 따른 부정적 요인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올해 실적 개선에 주목해야할 시점으로 골프장의 퍼블릭 전환 이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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