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글로벌 시장 전체에 위험자산 회피 바람이 불면서 한국·일본·홍콩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세를 맞았지만 지난 주말 국제유가 폭등과 뉴욕증시 반등에 투자심리를 회복하면서 국내 증시가 1%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날 중국 증시가 긴 연휴를 마치고 개장하는 만큼 시장에는 관망심리 역시 확산되고 있다.
15일 오전 9시 5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80포인트(1.02%) 오른 1854.08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설 연휴 기간 겹겹이 쌓여있던 악재가 일제히 반영되면서 이틀만에 4% 넘게 급락했다. 코스닥은 장중 8% 넘게 꺾이면서 4년 6개월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거래가 정지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패닉 장세는 국내 증시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서 이어졌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 12일 4.84% 내린 1만4952.61에 마감했다. 이는 심리적 저지선인 1만5000선 밖으로 밀려난 수준으로, 3거래일 만에 13%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또 지난해 6월 최고점 1만5000선까지 올랐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역시 장중 7500선 밖으로 밀려나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원금손실 우려를 더욱 확대했다.
다만 이날에는 일본 증시 역시 2%대 상승 출발하면서 국내 증시의 추세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3대 지수 모두 2% 가까이 뛰었다. 지난 5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에 국제유가의 급등은 반가운 재료로 인식돼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12일(미국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기대감에 전일 대비 배럴당 3.23달러(12.32%) 폭등한 29.44달러에 마쳤다. 이는 하루 상승률로 2009년 2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다만 지난 한주 동안 유가는 4.7% 가량 하락해 여전히 투자심리를 위축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증시가 춘제(春節) 연휴를 마치고 이날 개장한다. 중국 증시가 휴장한 지난 8일부터 12일동안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많았던 만큼 지수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국내 증시의 급락은 설 연휴기간 동안 발생했던 글로벌 증시 조정을 단 번에 반영한 영향이 크다”면서 “국내 증시는 3일간 휴장이었지만 변동성이 더 큰 중국 증시가 5일간 휴장이었기 때문에 이날 급락 개장 가능성이 더욱 부각됐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이날 중국 증시가 대략 1~5% 가량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감산 기대감으로 12.3% 폭등했다는 점은 중국 증시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중국 증시는 유가 재료와 달리 내부적인 이슈로 변동성을 보인 경우가 많지만 연초 들어 국제유가가 5% 이상 급등한 경우 평균적으로 다음 날 중국 증시는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는 춘제 휴장을 마친 중국 증시 방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특히 이날 발표될 1월 중국 무역수지 결과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닥은 일시적인 차익실현 물량 영향일 뿐 큰 의미부여할 필요는 없다”면서 “일본 증시 역시 엔화 약세로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세다. 증권, 은행 등은 2% 넘게 뛰고 있고, 건설업, 전기전자, 의약품, 화학, 의료정밀, 철강금속, 서비스업, 제조업, 운수창고, 유통업 등이 1%대 강세다. 반면 보험(-0.57%)은 소폭 하락하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은 73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억원, 5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2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아모레퍼시픽, SK하이닉스, LG화학, NAVER, 신한지주, SK텔레콤, POSCO 등은 오르는 반면 한국전력,
이 시각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639개 종목이 오르고 있고,115개 종목은 내리고 있다. 상·하한가 종목은 없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0.31포인트(1.69%) 오른 618.76을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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