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부터 은행 창구나 인터넷뱅킹 사이트에서도 주거래 은행 계좌를 손쉽게 옮길 수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거래 고객들이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보다 편하게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 3단계 서비스가 오는 26일부터 시행된다. 계좌이동제는 주거래 계좌를 옮기면 해당 계좌에 연결된 여러 자동이체 항목도 새로운 계좌와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7월 자동납부 계좌의 조회·해지(1단계)가 가능해진 데 이어 10월부터는 변경 서비스(2단계)가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사이트를 통해서만 이뤄졌다. 이 때문에 주거래 계좌를 옮기는 실질적인 계좌이동제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26일부터는 은행 영업점에서 적금·펀드·월세 등의 ‘자동송금’을 조회·해지·변경할 수 있는 3단계가 시행된다. 인터넷이 아닌 점포에서도 가능하다는 점과 변경 가능한 항목이 많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계좌이동제가 시작되는 셈이다. 여기에 오는 6월부터는 신문사·학원 등을 포함한 모든 요금 청구기관에 대한 자동납부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계좌이동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의 주거래 계좌 쟁탈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은행권에선 저금리 기조 속에 자취를 감췄던 2%대 예금 상품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고, 계좌 개설 고객에게 수수료를 무제한으로 면제해주는 등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계좌이동제 확대와 ISA 도입이 시기적으로 비슷하게 겹치는 점을 고려해 ISA 가입을 예약하는 고객을 겨냥해 자동차 경품을 내놨다. NH농협은행은 ISA 가입 고객을 추첨해 골드바를 증정하는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계좌이동 경쟁이 과열되면 모두 손실을 입는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며 “이벤트나 우대금리 혜택보다 장기적인 상품 차별화로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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