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잠원동으로 이전 논의가 진행 중인 서초고 전경. [이윤식 기자] |
잠원·반포동 7개 중학교에서 매년 2300여 명이 졸업하지만, 이 지역 유일한 일반고인 반포고의 학년당 인원수는 400명에 불과해 많은 학생이 주변 지역으로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고교는 광역통학권을 적용하기 때문에 서초구 관내 고교 신설은 어렵다. 이 때문에 서초고, 서울고, 상문고 등 고교가 몰려 있는 서초3·방배동에서 학교를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상황이다.
서초구는 지난해 8월 주민 의견을 수렴해 잠원동 61-6 일대 1만4057㎡ 고등학교 용지에 서초고를 이전한다는 유치안을 정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구청 측과 입장이 달라 잠원동 61-6 일대에 초등·중학교를 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고교 용지에 초등·중학교가 들어서면 서초고는 고교 용지보다 좁은 잠원동 71-10 일대 중학교 용지(1만1608㎡)로 이전해야 한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초·중·고 배치에는 재건축 사업 속도와 이에 따른 예상 학령인구가 반영돼야 한다"며 "재건축 진행 상황을 당분간 더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초고 이전이 논의 단계임에도 벌써 부동산 상승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초고가 이전돼 자녀 초·중·고 통학을 모두 반포에서 해결하게 되면 이 동네 부동산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초3동에서도 '서초고 이전이 이득'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서초고 인근 주민 A씨는 "서초고 이전으로 서초동 학생들의 서울고 배정이 높아진다면 이 지역 부동산 가치는 오히려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계도 긍정적인 진단을 내놓는다. 한 공인중개사는 "서초고가 나가고 1만3600㎡ 용지에 문화·상업 시설이 들어서면 인근 부동산 가치도 오를 수 있고 업종 제한이 풀리면 상권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실제론 서초고가 이전하더라도 당장 아파트를 짓기는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학교 이적지에는 10년간 공동주택을 지을 수 없고 건폐율은 30%, 용적률은 2종일반주거지의 경우 150%로 제한된다"면서 "법적 제한 때문에 서초고 용지에는 평생학습관 등 공공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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