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은 201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13조4139억원 가운데 1조9900억원가량을 올해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4년 배당총액 3210억원의 6배가 넘는 금액이다.
한전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확인해주지 않으면서도 "오는 29일 열리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다음달 22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전 지분은 산업은행이 32.9%, 정부가 18.2%를 들고 있다. 이번 배당에 따라 1조원가량이 정부 몫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도 6.7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조원에 육박하는 배당총액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앞서 한전이 본사 용지를 현대차그룹에 10조5000억원에 매각한 대금이 작년 영업외 수익으로 들어오면서 주식시장에서는 대규모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1조1000억~1조2000억원 수준 배당을 할 것으로 추정해왔다.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규모 배당을 하는 데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본사 용지 매각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수익으로 오히려 배당성향(배당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은 20%에 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한전은 2005년 7300억원의 대규모 배당을 한 이후 2007년까지 배당성향 30%를 유지한 바 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이 감소해 줄곧 배당총액을 줄여왔다.
고유가로 인해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한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예 배당을 하지 않았다. 2013년 1743억원 수익이 나서 561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 23.5%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출자기관 배당성향을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40%로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2014년 회계연도에는 전년 대비 5배 가까운 321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도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서 30.9%를 기록했다.
올해는 전체 순익 규모에 비해 배당성향은 작년보다 오히려 10%포인트 떨어진 19%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 및 발전 자회사들이 올해 에너지 신사업,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성 제고 등에 6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이 금액을 감안해 배당총액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전이 내년부터 30% 수준 배당성향으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2016년 정부배당 방향 및 평균 배당성향 목표'를 발표하면서 올해 평균 28%, 내년 31% 배당성향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한
한편 지난달 말 5만원 초반이었던 한전 주가는 최근 6만원 고지를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저유가로 발전 비용이 줄어들지만 정부가 디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전기요금 인하 대신 에너지 투자에 나서기로 한 점 △정부가 2020년까지 출자기관 배당성향을 40%로 높이기로 해 한전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시영 기자 / 김정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