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건축사가 뛴다 / 홍영애 몰드프로젝트 소장 ◆
서울 서대문구 신촌오거리 인근 이면도로에 자리한 '오면꽃예술학원'은 지하 1층~지상 3층 건물이다. 40평 규모 좁은 대지에 1층만 콘크리트 구조물이고, 2층은 벽돌만 쌓아 안정성이 떨어졌다. 건축 의뢰를 받았을 때 정영섭·홍영애 몰드프로젝트(moldproject) 소장은 도전의식을 느꼈다.
건축주는 학원 속성상 대형 작품 설치와 제작이 빈번해 층고를 높이면서 강의실을 추가로 확보하려고 3층까지 올리고 싶어했다. 하지만 신축할 경우 건축 규정상 불필요한 주차 공간을 2배로 키워야 해 가뜩이나 좁은 공간이 여유가 없어진다. 그래서 증축으로 주차 공간을 반만 쓰되 폐자재 쓰레기도 절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신축에 비해 설계 난도는 올라가지만 고객 요구에 가장 부합했기 때문이다. 구조 진단을 통해 철저하게 안전성을 체크하고 내진설계가 미흡한 2층 벽돌 구조물(조적조)은 허물어냈다. 설계 단계에서는 화훼장식 작업 특성상 각종 도구가 많으면서 물을 많이 쓰기 때문에 수도 배관, 바닥 처리가 필요하고 작업 후 사진스튜디오처럼 활용한다는 점이 십분 고려됐다.
몰드프로젝트는 서울 서촌 배화여대 앞 유명한 디저트가게 '키오스크'와 홍대 주차장길 인근 다가구주택을 개조해 오피스와 상가 건물로 변신한 '오피스 400-20'로 소문난 골목길로 변신시킨 주역이다.
서울 노원구 지역아동센터(공부방)와 상계아트갤러리 등 공공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주택가 골목길을 살리고 주변에서 따스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낮은 사랑방 공간을 기획해 인상적이다. 공부방은 북카페를 겸하고 아이들이 뛰어놀 만한 옥상가든도 만들었다. 예술인들에게 공간을 대여하고 전시하는 갤러리 중간에는 마실 나온 어르신들이 이용하도록 공중화장실을 설계한 발상도 독특하다. 그만큼 주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다. 정 소장은 "랜드마크란 그냥 설계하는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사람들 발길이 닿으면서 완성된다"며 "사람들로 완성되는 건축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홍대 대표적 동네 서점인 '땡스북스' 이기섭 씨, 플로리스트 오면 씨 등 기존 건물의 맥락(contex
홍 소장은 '2015 대한민국 신인건축사대상 대상'과 '2014 서울시 건축상'을 받고 서울시 공공건축가로도 활동 중이다. 정·홍 소장은 "진중한 건축가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