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 육대장이 매물로 나왔다. 전통 육개장 전문 프랜차이즈인 육대장의 최대주주 이진수 대표와 최형욱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원매자 물색을 시작했다. 프라이빗(비공개) 방식으로 기존 프랜차이즈 인수 경험이 있는 국내외 사모펀드들과 접촉 중이다.
육대장은 국내외 159개의 가맹점을 갖고 있으며, 중국·필리핀에도 가맹점을 내는 등 한국 전통 음식 브랜드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육대장 매각가격을 700억~8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음료 프랜차이즈는 국내 외식산업 외형 확대와 더불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불황에도 일정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프랜차이즈는 실적이 꾸준히 향상되는 추세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외식업의 기업화 비중은 2010년 14%에 이어 지난해 21%로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와 편의성 등으로 기업화 식당이 자영업 식당들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은 최근 3년간 국내외 사모펀드(PEF)들의 주요 투자처로 떠올랐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매물을 사들이면 트랙레코드를 쌓고 펀드투자자(LP) 모집에도 유리한 면이 있어서다.
특히 프랜차이즈는 꾸준하게 현금 창출이 가능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기 쉬운 업종으로 꼽힌다. 또 비교적 손쉬운 구조조정과 리모델링을 통해 단기간에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로 인식된다.
업계에서는 PEF들이 프랜차이즈 업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들을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구조조정이 진행됐다고 보고 있다.
한 IB 관계자는 "시장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프랜차이즈들 가운데 경쟁력 있는 곳들이 걸러졌다고 본다"며 "살아남은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작년에 좋은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PEF들이 인수한 프랜차이즈는 지난해 수익률 제고를 이뤄내는 데 성공해 업계에서는 해당 PEF들이 시장 상황이 좋을 때 투자금 회수(EXIT)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IB 관계자는"PEF든 개인 오너든 시장 상황이 좋을 때 팔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올해 매물로 나오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포문을 연 것은 VIG파트너스다. VIG파트너스는 패스트푸드 대명사인 버거킹 한국법인을 최근 홍콩계 PEF인 어피니티에 21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VIG파트너스는 버거킹 투자를 통해 3년 만에 투자금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KFC코리아도 매물로 나왔다. 2014년 1000억원에 KFC코리아를 인수한 CVC캐피탈은 2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서 국내외 원매자를 찾고 있다.
국내 대표 커피 브랜드인 카페베네도 잠재적 매물이다. 지난해 말 카페베네 최대주주가 된 PEF K3에쿼티파트너스는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은 아니지만 원매자가 나타난다면 얼마든지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미국계 커피 프랜차이즈 자바씨티코리아와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아비시니카코리아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할리스커피로 잘 알려진 할리스애프앤비도 올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할리스애프앤비는 할리스커피와 디초콜릿커피앤드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에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45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할리스에프앤비는 IMM PE에 인수된 후 매년 200억원 규모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IMM PE가 투자한 지 3년이 돼가는 점 등을 근거로 엑시트 할 시기가 다가온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 PE가 2011년 인수한 외식 브랜드 놀부도 올해 원매자를 찾아 엑시트에 나설 것이
브랜든 정 알릭스파트너스 한국사무소 상무는 "외식산업은 투자자산으로 상당한 매력이 있어 당분간 PEF를 통한 기업 M&A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혜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