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중개업에 이어 빌딩 중개업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빌딩 중개업만 하던 업체가 종합자산관리회사로 진화하는가 하면 임차인 유치 등 다양한 유료 서비스 제공에도 부심하는 모습이다. 빌딩 중개업에 변호사, 은행까지 뛰어들어 먹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빌딩 매매 전문업체였던 가빌스컨설팅은 최근 사명을 '정인피엠씨(PMC)'로 변경하고 빌딩 전문 종합자산관리회사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한 번 방문으로 모든 처리가 가능한 회사'라는 콘셉트 아래 법무사, 감정평가사, 세무사, 변호사, 건축사, 인테리어·청소용역 업체 등을 한곳에 모아 고객이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합 컨설팅 회사로 변신했다.
전영권 정인PMC 대표는 "빌딩 매매 시장에서 생성·확산되는 데이터 양이 급속히 증가하는 데다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기존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가빌스컨설팅이 보유한 막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PIS(Property Information System)를 구축해 빌딩 시세·입지 분석부터 매매·자산·임대관리까지 각종 빌딩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가빌스컨설팅처럼 종합자산관리회사로 발돋움하려는 중소형 전문 빌딩 매매 업체들이 최소 2~3곳 이상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중소형 전문 빌딩 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리얼티코리아도 장기적으로는 임차인 유치 등을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매각 규모가 수천억 원 이상에 달하는 국내 대형 빌딩 매매 시장은 CBRE, 세빌스, 존스랑라살(JLL),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등 외국계 부동산 전문 컨설팅 회사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등 국내 대형 회계법인이 독식한 구조다.
중소형 빌딩 매매 시장은 리얼티코리아, 두바이중개, 원빌딩 등이 선두에 서 있고 나머지 여러 업체들이 뒤따르는 형국이었다. 그러다 1~2년 전부터는 은행들도 중소형 빌딩, 상가, 토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빌딩 중개업에 직간접적으로 뛰어들어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다.
2014년 시중은행 가운데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가장 먼저 획득한 신한은행은 이미 빌딩 매매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업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금융위원회에서 라이선스를 승인받았으며, KEB하나은행 역시 올해 상반기 내 라이선스를 취득할 예정이다. 일부 변호사들도 빌딩 중개업 컨설팅 서비스를
한 빌딩 중개업체 관계자는 "변호사들은 표면적으로 컨설팅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중개업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중장기적으로 변호사들이 주택시장뿐 아니라 중소·중대형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 공장 등 덩치가 큰 부동산 중개에도 손을 대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