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기 정기예금 4000만원을 찾아 다시 1년짜리 예금에 넣기 위해 저축은행을 방문한 60대 A씨는 앞이 캄캄하다. 소득은 줄고 예금 이자마저 갈수록 떨어져 한숨이 절로 나오기 때문이다. 창구 직원에게 “금리를 더 달라” 무작정 떼도 써보지만 예전처럼 마지못해 주지 않는다. A씨는 목돈 운용처를 다른 곳으로 갈아탈까 생각도 해봤지만 결국 4000만원을 기존 거래 저축은행에 다시 예탁했다. A씨는 똑같은 돈을 1년 전 이맘때 연 2.7%에 맡겼지만 이번에는 2.0%에 넣었다.
#50대 B씨는 만기가 돌아온 예금 3000만원을 다시 예탁하기 위해 새마을금고를 찾았다가 직원과 한동한 입씨름을 벌였다. “금리를 더 달라” 했는데 우대금리를 주기 어렵다는 직원 때문이었다. 예전 같으면 돈 맡길 다른 곳을 알아봤을 법하지만 아쉬운 대로 B씨는 그나마 금리가 높은 새마을금고에 돈을 다시 넣었다.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금융권 창구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이다. 금리를 더 달라는 고객과 어렵다는 직원 사이에 입씨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회사를 퇴사해 마땅한 소득이 없는 이자생활자들은 한숨이 늘어만 간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금리에도 저축은행권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 수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수신금리가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시중은행 대비 높기 때문이다. 은퇴생활자에게는 금리 0.1%가 아쉽다.
실례로 저축은행권 수신은 저금리 속에서도 작년 한해에만 3월 33조9166억원(2014년 12월말 32조3870억원), 6월 34조2823억원, 9월 35조1365억원, 12월 37조6467억원으로 5조원 이상 늘며 꾸준히 증가했다. 금리가 예전 대비 크게 낮아졌지만 은행권보다 높아 은퇴생활자나 목돈 마련을 위한 수요가 집중한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새마을금고는 일부 지역금고를 중심으로 특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에다 타 금융권과 비교해 금리가 높아 특판 실시 후 한도를 금새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소재 지역금고 한 관계자는 “100억원 한정 특판의 한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금융권에 만연하면서 금리흥정을 해 우대금리를 챙겨가는 모습도 좀처럼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 수준이 업권마다 비슷해 거래하던 곳을 바꾸더라도 발품만 들고, 일선 창구 직원들은 “거래를 바꿔봐야 크
2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금리가 창구 풍경을 많이 바꿔 놓고 있다”며 “고객이 금리를 더 요구하면 고객을 잡기 위해 들어주던 과거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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