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이한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사자’로 방향을 잡으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1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38포인트(0.84%) 오른 1969.3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5.92포인트 오른 1958.87에 출발해 상승폭을 줄이기도 하는 등 보합권에 갇힌 모습이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매수물량을 차차 늘려가면서 오전 10시30분을 기점으로 보합권을 뚫고 올라섰고, 장중 1% 넘게 오르면서 2개월여만에 197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의 상승세를 예상치 못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날은 석 달만에 돌아오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 수급이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외국인은 오히려 6000억원 이상의 매수 물량을 흡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이는 10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와 오는 15~16일 일본은행(BOJ), 16~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있는 만큼 한은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시장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공개되는 ECB 회의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ECB가 추가적인 양적 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중혁 현대증권 연구원은 “3월 ECB회의에서 위험자산 매입 여부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지 여부가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던 지난 12월 회의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부양책에 따른 기대 효과 역시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업종별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의료정밀, 건설업, 전기전자 등은 2% 가량 오른 반면 보험(-0.56%), 비금속광물(-02.6%), 유통업(-0.25%) 등은 하락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은 이날 6390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밀어올렸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5698억원, 1219억원 순매도하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368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NAVER는 4% 넘게 뛰었고, 아모레퍼시픽, 삼성전자도 2%대 강세를 보인 반면 삼성물산, 삼성생명, 기아차 등은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484개 종목이 올랐고, 311개 종목은 내렸다. 상·하한가 종목은 없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 로엔은 7% 넘게 급등한 9만1500원에 거래를 마쳐 6개월여만에 9만원선을 회복했고, 셀트리온, 동서, 컴투스 등도 3~5%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광림, 에이디칩스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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