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국무총리(앞줄 가운데)가 14일 NH농협은행 대전중앙지점에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맨 오른쪽)과 이경섭 농협은행장(오른쪽 셋째)의 안내를 받으며 ISA계좌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 제공〓NH농협은행] |
↑ 강석훈 국회 기획재정위 간사(새누리당 국회의원·가운데)가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오른쪽)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왼쪽)의 안내를 받으며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에서 ISA에 1호로 가입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투자협회] |
"그러시면 온라인으로 가입하시고 서류를 팩스로 보내주시면 됩니다."(증권사 영업직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첫날인 14일 주요 판매처인 은행 지점과 증권사 영업점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새로운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직원들도 아직은 ISA에 대한 숙지가 덜 된 상태였다. 신탁형 ISA는 대면계약이 원칙이어서 온라인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고 일임형 ISA도 이르면 다음달부터 온라인 가입이 가능하지만 증권사 직원조차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증권사 센터를 찾은 50대 자영업자 김 모씨는 "다른 금융회사 상품과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이 불편하다"면서 "아직 상품이 출시된 지 얼마 안 돼서인지 영업직원들도 신탁보수를 얼마나 떼는지 잘 몰랐다"고 불만을 표했다. 출시 첫날이어서 그런지 일선 영업점에서 혼선도 빚어졌다. ISA에 가입하기 위해 필요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 소득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가져가지 않아 발길을 돌리거나 ISA에 가입하는 데만 1시간 가까이 소요되자 가입을 포기하기도 했다. ISA에 가입하기 위해 창구에서 고객이 작성해야 하는 서류만 7~8장이기 때문이다.
매일경제가 주요 시중은행과 10대 증권사를 대상으로 ISA 사전예약 인원을 집계한 결과 은행은 100만명(신한은행 56만명, 국민은행 45만명), 증권사는 8만27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도 중소형사를 포함하면 사전예약 인원이 1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판매 첫날 서울 여의도와 명동에 있는 증권사와 은행 영업점 10곳을 파악한 결과 ISA 실제 가입 열기가 아직은 뜨겁지 않았다. 10대 증권사에서 첫날 ISA에 가입한 인원은 1만명 수준에 그쳤다. 증권사 창구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입하려는 젊은 직장인들 발길이 이어졌지만 그 외 시간에는 대체로 한산했다.
다만 평소 주식이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를 꾸준히 해온 30·40대 직장인들은 ISA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높은 편이었다. 매일경제가 ISA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한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등 증권사 4곳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자 6만5000명을 분석한 결과 30대 비중이 28%, 40대 비중이 31%로 30·40대가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비중은 남성 56%, 여성 44%였다. 소득이 없는 주부는 가입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지점을 방문한 투자자들은 ISA에 대해 사전 조사를 마친 모습이었다. 영업직원이 신탁형과 일임형에 대한 차이점을 설명하기 전부터 상품 형태를 지정해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투자자들도 있었다. 점심시간에 틈을 내 대신증권 여의도 영업점을 찾은 30대 직장인 전 모씨는 "요즘 같은 저금리에 연 5% 정도 수익률만 낸다고 해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면서 "별다른 투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ISA가 좋은 수단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미리 정해진 모델포트폴리오로 상품을 대신 운용해주는 일임형 상품을 판매사나 투자자 모두 선호할 것이란 전망도 실제는 다소 달랐다. ISA 절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현재 3개월 수익률을 지켜보고 가입하겠다는 대기 수요가 많다"면서 "올해 ISA로 10조원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 / 전경운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