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형기 조합장은 2013년 5월 조합장이 된 이후 34개월 만에 일반분양에 돌입하는 놀라운 추진력을 보여줬다. 그는 조합원들에게 "준비가 미비하더라도 큰 방향이 맞다면 하루라도 빨리 추진하자"고 설득했다. |
이달 25일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 중 첫 분양에 나서는 개포주공2단지 나봉기 조합장(66)은 “분양까지 3년이 채 걸리지 않았으니 얼마나 잰걸음으로 달려왔는지 짐작이 가시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2013년 5월 조합 설립과 함께 조합장 자리에 앉은 나 조합장은 이후 그는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추진만을 목표로 줄곧 달려왔다.
개포주공2단지가 1982년 준공했으니 분양까지는 장장 34년이 걸렸다. 이 단지는 2000년대 들어 노후 상태가 심각해지면서 야심차게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참여정부 당시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함께 집값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온갖 규제로 사업은 소원해졌다.
결과적으로 사업추진을 서두른 그의 판단은 옳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택공사(현 LH)를 거쳐 건축설계사무소, 시행사를 두루 거쳐 뼈 속까지 건설통인 그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나 조합장은 “재건축은 시간이 곧 돈”이라며 “사업이 지체될수록 조합원들 분담금은 늘고 사업성은 떨어지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진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내줘야 하는 주민들은 반발했다. 특히 단지 내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조합원들의 반대가 거셌다.
그는 정공법을 폈다. 대의원들과 함께 1400가구를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설득에 나섰던 것이다. 끝까지 반대하는 조합원에게는 내용증명서를 보내 다그치거나 진행이 지체돼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보상을 요구하는 등 강수를 뒀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조합원들이었지만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공과 사를 구분해야 했다. 나 조합장은 “당시 조합원들을 설득하면서 약속한 두 가지가 있다”면서 “하나는 ‘개포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업진행’이고 나머지가 ‘강남에서 가장 좋은 아파트 지어 선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주공2단지는 개포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업 속도로 진행해 이달 말 ‘래미안 블레스티지'(1957가구)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개포지구 내 주요 저층 5개 단지(개포주공1~4단지, 개포시영) 1만2410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강남구를 대표하는 단지로 탈바꿈하는 신호탄인 셈이다.
지난 10일에는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분양가를 3.3㎡당 3760만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분양가 수준을 두고 주택업계에서는 예상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3.3㎡당 4000만원은 넘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나 조합장은 “잠실 주공아파트는 시기가,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밀도 차이 때문에 기준이 될 만한 단지가 없어 분양가 책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분양 리스크 절감 차원에서 대형평형의 분양가를 낮춘 부분에 대해서는 조합원이나 대의원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주택형별 예정 분양가격은 큰 차이를 보인다. 주공2단지 조합에 따르면 △49㎡(이하 전용면적) 4200만원 후반대 △59㎡ 3900~4100만원대 △84㎡ 3700~3900만원대 △99㎡ 3600~3800만원 초반대로, 전용 59㎡ 로열층은 10억원대에 달해 최근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단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 개포지구 강남권 최고의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할 터
나 조합장은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지금까지 어떤 현장에서도 못 본 최상의 디자인을 갖춘 최고 품질의 아파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분양을 위해 삼성물산이 실시한 VIP설명회에만 약 1만명 이상이 다녀갔으며, 예비 청약자만 1천명 가량 확보해 분양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게 나봉기 조합장의 말이다. |
개포지구 스타트 사업장이라는 대표성 때문에 이곳을 주시하는 눈이 많은 만큼 부담감이 클 듯도 하지만 나 조합장은 분양성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되레 그는 “단지가 개포지구 정중앙(코아)에 입지한 금계포란지형(金鷄抱卵之形, 닭이 알을 품은 듯한 형세)'으로 대모산과 개포근린공원이 단지를 병풍처럼 둘러싸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교육환경이 좋기로 소문한 강남구에서도 알아주는 명문학군을 갖췄는데 걱정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조기완판을 자신했다.
향후 몇 년간은 강남구가 서울 분양시장을 이끌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개포동, 대치동(도곡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압구정동에 대해서는 한강변과의 거리와 평형대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본격적인 사업추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 조합장은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