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국 주택시장과 달리 공급난으로 가격이 상승세인 세종시 전경. [사진 제공 = LH] |
공급이 많다는 얘기에 싸게 좋은 집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좋은 물건은 찾아볼 수 없고 가격도 보통 분양가보다 5000만~1억원 올라 있었다.
세종시에 전용면적 85㎡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P씨(55)는 최근 재계약하면서 전세금을 1억3000만원이나 올려 받았다. 2년 전 워낙 공급이 많아 1억원에 계약했지만 최근에는 물량이 부족해 시세가 그만큼 뛰었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분양·입주 물량이 넘쳐났던 세종시 주택시장이 연초부터 공급 부족 여파로 매매가와 전세금이 치솟고 있다. 인구는 계속 유입되는데 공급이 받쳐주지 않아 올 한 해 세종시 주택시장은 '나 홀로 강세'를 계속 보일 전망이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 꺼진 빈 집이 많았던 세종시에서 올 초부터 집 구하기 전쟁이 치열하다. 세종시 도담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보증부월세(반전세)를 제외하면 매매와 전세는 물량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올해 입주 물량이 적어 매매가·전세금 상승세는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시 분양 물량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1만가구 이상 유지됐다. 입주 물량도 2014~2015년 1만가구를 돌파했다. 공급이 몰리면서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전세금은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1.76%, 0.99%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각각 2.71%, 4.89% 올랐던 것과 대조적이다. 공급과잉 여파로 역전세난이 불어닥쳐 2014년 한 해 세종시 아파트 전세금은 13.54%나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세종시 주택이 공급 부족으로 과열 조짐까지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분양 물량은 9000가구로 지난해보다 6000가구 이상 적다. 입주 물량은 1만가구 이상 줄어 7300가구에 불과하다.
시장 여건이 좋아지자 주택 거래도 활발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월 세종시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전국적으로 거래가 23% 감소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그만큼 시장이 뜨겁다는 뜻이다.
세종시 아파트 수요 중 50~60%는 인근 충청권 주민들이다. 충청권 인구 유입에 공급 가뭄까지 겹쳐 연초 세종시 주택시장이 달아오르는 셈이다.
최근에는 서울 등 수도권 투자자들도 세종시 아파트 투자 문의 대열에 가세했다. 당분간 전·월세로 돌리면서 보유하고 있다가 차익 실현 기회가 오면 던지겠다는 포석이다. 이들이 세종시 주택시장을 뒤흔드는 주범이라는 비판도 많다.
국토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오는 6월부터 세종시에 분양하는 아파트 청약 기회를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겠다고 발표한 여파도 작용했다. 이는 특별공급과 거주자 우선공급 등 세종시 공무원 이중 혜택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적절하다고 평가받으면서도 실기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6월 이후 예정된 세종시 분양물량은 3000가구도 안 된다.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서 외부 수요까지 가세하면 세종 분양시장은 '투기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투기 세력이 가격을 끌어올려 놓고 먼저 물량을 털고 나가면 남아 있는 투자자들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매매가나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을 마지노선으로 봐
2017년 입주 예정인 2-2생활권이나 3-2생활권으로 눈을 돌려보라는 의견도 있다. 이미 입주한 단지는 주변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져 가격이 강세지만 2-2생활권과 3-2생활권 분양권은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이 크게 붙지 않았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