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23포인트(0.36%) 상승한 2002.14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경제 전망에 대한 위험 요인들을 고려할 때 (통화) 정책 조정은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영향이 컸다.
이에 대해 시장은 최근 다른 연준 인사들이 제기한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옐런 의장이 부인했다고 해석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옐런 의장 발언은 한마디로 세계 경제를 위해 달러 약세를 용인할 테니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위험자산을 사도 좋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수혜 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30일 증권업종과 건설업종은 각각 1.35%, 0.85% 올랐고 현대차 LG전자 등 수출주도 각각 0.32%, 1.62% 상승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에 새로 임명된 금융통화위원 중에는 친정부적인 성향을 가진 인사가 적지 않다"며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한국은행에 '한국형 양적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기준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바닥 수준까지 내려가면 채권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져 주식시장으로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이는 고스란히 증권사 영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채권에 많이 투자하고 있는 증권사는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 큰 평가차익을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3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증권 인수 가격이 1조원 안팎까지 치솟은 것은 그만큼 증권업종 여건이 좋아졌다는 얘기"라며 "당분간 증권업종이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도 금리 하락으로 부동산시장이 활성화하면 주가뿐만 아니라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수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수출 관련 기업도 직접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IT업종은 반도체 업종 공급과잉이 대부분 해소된 상황이어서 당분간 전망이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동안 반도체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했지만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공급을 줄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된 데다 갤럭시S7 판매가 예상보다 호조를 띠고 있어 올 3분기까지 IT 업종 주가 흐름이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이나 보험과 같은 경기방어주는 금리 하락으로 별 재미를 못 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은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이율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내려가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 대출상품 매출 하락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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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