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현대증권 인수전이 KB금융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향후 현대증권의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반적으로 피인수 법인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 만큼 현대증권의 주가도 단기적으로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대주주 리스크가 사라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현대증권은 전일 대비 80원(1.16%) 내린 679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증권 주가는 지난 1월 20일 4975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은 뒤 2개월 반만에 36.6%나 올랐다. 같은 기간 증권업종 지수가 21.2% 오른 점을 감안하면 그간 현대증권의 주가 상승에 M&A 기대감이 일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향후 주가의 방향성이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기존 자회사 KB투자증권과 합병하는 경우 현대증권과 같은 피인수법인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피인수법인의 주가가 오를 수록 대주주가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번 M&A로 KB금융이 인수한 현대증권의 지분은 23% 정도이며, KB투자증권은 100% 자회사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기업가치를 1대 1로 가정해 합병한다고 하면 합병 후 KB금융의 합병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61.5%다. 만약 현대증권의 주가가 2배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합병비율이 1대 0.5가 되기 때문에 합병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48.6%로 떨어진다.
지분율이 낮아지면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향후 지분을 추가 매입 부담이 높아지고 배당 수익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또 현대증권의 주가가 상승하는 만큼 합병 과정에서 반대 주주들이 행사할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높아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같은 대주주의 이해관계와 주가 부양이 없을 것이란 투자자들의 전망이 맞물리면서 피인수 기업의 주가는 서서히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에 피인수된 대우증권도 이런 케이스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해 12월 24일 1만250원이던 대우증권 주가는 전날 8270원으로 19.3%나 하락했다. 이 기간 증권업종 지수가 20% 가까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대우증권의 주가 하락은 이례적이다. 같은 기간 인수자인 미래에셋증권은 1만9450원에서 전날 2만3350원까지 20.1% 올랐다.
NH금융지주에 피인수된 우리투자증권의 주가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NH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9990원이던 주가는 다음해 5월 8000원 초반까지 하락했다. 이후 6월 공식적인 합병 발표가 난 이후에야 주가가 1만2000원선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현대증권은 다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대증권은 그동안 모기업인 현대상선의 경영난 탓에 현저한 저평가 상태였지만 이번 M&A를 통해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에 편입되면서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다.
단적으로 현대증권의 신용등급은 ‘AA-’로 NH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다른 대형 증권사의 신용등급 ‘AA+’보다 두 단계가 낮다. 4조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모기업 현대상선의 경영난 탓에 지난해 28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현대증권도 저평가를 받아온 것이다. 주당순자산비율(PBR)로 봐도 현대증권은 0.51배로 대우증권(0.64배), NH투자증권(0.66배), 삼성증권(0.85배)보다 낮은다. 현대증권의 PBR은 21개 상장 증권사 가운데 13번째로 대형사로서의 프리미엄이 거의 없지 못하는 상태다.
또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합병건과 달리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은 덩치 차이가 워낙 커 인위적으로 주가를 억누르진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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