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로는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11억4800만달러가 빠져나갔고, 올해 들어 매주 10억달러 이상 순유입됐던 북미 채권형 펀드도 800만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나온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비둘기적인 발언이 시장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된 것 같다"면서도 "중국 상하이지수가 3000선에 도달하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 전체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이 나타난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선진국 통화정책 모멘텀이 6월로 미뤄졌기 때문에 오는 1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호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유동성 랠리가 다소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국제 유가 상승이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었는데 유가 상승이 주춤하자 투자심리 또한 위축된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나타난 것은 2월 중순 국제 유가가 저점을 찍고 반등한 영향이 컸다"며 "아직 글로벌 경기가 별로 안 좋기 때문에 유동성의 힘만으로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뚜렷한 실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시 연초처럼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글로벌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대표적이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3월 제조업 PMI가 50.2를 기록해 8개월 만에 기준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PMI
지난 1일 발표된 지수는 전월 수치(49.0)와 시장전망치(49.4)를 모두 넘은 것으로, 지난해 6월(50.2)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국에서도 수출액이 15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지만 수출 감소율이 3월 들어 한 자릿수로 개선됐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