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중소기업의 성장지체를 뜻하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막기 위해 금융지원의 중심축을 기존의 중소기업 위주에서 중견기업과 예비중견기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국 경제의 허리 격인 중견기업층을 두텁게 육성하고 이들 중견기업이 이란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인프라스트럭처와 플랜트 수주를 본격화할 수 있도록 올해만 17억달러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산업은행은 1일 서울 여의도동 산업은행 본점에서 창립 제62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산업은행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 창립기념사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환골탈태의 각오로 혁신과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창조적 파괴’를 통해 강한 조직, 새로운 KDB를 만들어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중견기업과 예비중견기업(성장형 중소기업)에게 23조원 규모 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맡고, 산업은행은 중견기업·대기업 지원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한다는 정부의 ‘기업은행·산업은행 역할 강화 방안’을 구체화한 셈이다. 예비중견기업은 매출액이 300억원을 초과하고 창업한 지 7년이 지난 기업을 말한다.
중견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중소기업에 머무르거나 중견기업으로 올라서고 나서도 다시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는 악순환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이라는 이분법적인 정책금융 패러다임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부와 산업은행의 시각이다. 중견기업이나 중견기업 진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혜택을 더 줘 중소기업에 머무를 유인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산업은행과 새롭게 거래하는 예비중견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1조원의 별도 특별운영자금이 선보인다. 대출한도는 업체당 50억원(예비중견기업은 30억원)이고 신용도에 따라 많게는 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우량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융자약정수수료를 포함한 각종 수수료 감면 혜택도 검토되고 있다.
초기 중견기업과 예비 중견기업은 해외진출 육성 프로그램이나 미래성장형 기업 전용프로그램을 통해 성숙한 중견기업으로, 성숙한 중견기업은 성장 중견기업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 대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게 산업은행과 정부가 그리고 있는 밑그림이다.
산업은행은 이들 ‘피터팬’ 중소·중견 기업의 해외 인프라스트럭쳐와 플랜트 수주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지분투자나 대출지원 방식의 해외 PF 지원규모는 지난해 12억3000만달러에서 올해 17억달러로 38% 증가한다.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함께 운영하는 20억달러 규모 공동펀드를 비롯한 정부·민간·기관투자자 연계형 펀드도 가세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녹색기후기금(GCF),국제금융공사(IFC),유럽부흥개발은행(EBRD),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와 특별자금운용 등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신규 시장 진출도 돕는다. 산업은행은 또 최근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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