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
이날 에번스 총재는 "올해 미국 경제가 2.0~2.5% 성장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나아지겠지만 금리 인상은 기존 네 번에서 두 번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들어 글로벌 경제에 위험 요소가 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연초에 비하면 변동성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 그는 "특정 시기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연말까지 두 번을 올려야 한다면 한 번은 중간인 여름께, 다른 한 번은 연말에 올리게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연준이 8월과 10월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다음 금리 인상이 6월 정도에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중국 경기 후퇴에 대해 염려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에번스 총재도 "중국 경기 하강은 원자재 가격 하락 등과 맞물려 미국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과거에 어떤 나라도 투자·생산 위주의 경제를 내수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진핑 정권이 중국 경제의 체질 개선에 착수한 이상 경기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도 주식 순매도에 나섰다. 정오에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330억원 수준이었지만 오후 들어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1926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날 한국뿐 아니라 홍콩 항셍(-1.57%), 말레이시아(-0.21%) 등 아시아 신흥국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신흥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달러당 원화값이 1150원 수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면 달러당 원화값이 다시 내려갈 게 뻔하기 때문에 환차손을 피하려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내다팔아 차익실현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국제 유가가 다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4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2.96% 하락한 배럴당 35.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1일 26.21달러였던 WTI 가격이 지난 3월 21일 41.52달러까지 오르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듯했지만 WTI가 다시 35달러 중반으로 내려가면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자 지난달 30일 2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도 이날 1962.74까지 내려왔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 호재에서 비롯된 안도 랠리가 이제 종착역으로 치닫고 있다"며 "유동성의 힘만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긴 어렵기 때문에 이제 실적 개선이나 경기지표 호전과 같은 또 다른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는 등 위험자산에 우호
[홍콩 = 한예경 기자 / 서울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