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RBC 비율은 2014년 369.2%에서 2015년 336.5%로 3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 역시 같은 기간 375.12%에서 350.38%로 줄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도 각각 41%포인트, 11.48%포인트 감소했다. 흥국생명은 218.3%였던 RBC 비율이 지난해 말 183.1%로 떨어지며 200%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RBC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험회사 재무·경영 상태 판단의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쉽게 말하면 특정 보험사의 RBC 비율이 높을수록 이 보험사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더라도 고객들 보험금을 떼어먹을 확률이 낮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비율 산출은 생명보험회사는 순자산을 책임준비금(회사 청산 시 가입자에게 돌려줄 돈)으로 나누면 되고, 손해보험사는 순자산을 적정잉여금(보험 위험도와 자산운용 위험도를 고려해 보유해야 하는 돈)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이같이 하락한 것은 기본적으로 실손보험·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저금리 기조에 따른 투자 이익률 하락 등의 영향도 있으나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감독 규제 또한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감원은 RBC 비율 산출 시 신용리스크 신뢰 수준을 95%에서 99%로 높였다. 다시 말하면 100년에 1번 발생할 수준의 심각한 손실에 대비하라는 의미로, 보험사들은 기존 보유 자산에 대해 더 많은 수준의 위험을 산정해야 하므로 이에 대비하는 잉여금을 쌓지 못하면 RBC 비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기준과 맞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장 대형 보험사는 RBC 비율이 대부분 200% 이상이라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중소형사다. 흥국화재(150.86%) 롯데손보(144.44%) 등은 100%에 근접하고 있고 한화손보(165%)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6월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며 잉여금을 쌓았지만 아직 RBC 비율은 150% 미만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면서 RBC 비율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금리로 인해 자산 운용 수익을 많이 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 RBC 비율 때문에 고수익·고위험 자산에 투자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RBC 비율이 100%에 근접한 곳들은 상시 감시하고 있고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 권고 등 적기 시정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보사들의 RBC 비율이 대부분 200% 이하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화재를 제외하고 메리츠화재(199.3%)가 200%에 근접해 있고 현대해상(171.1%) KB손보(170.2%) 등 대형사들도 불안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삼성화재는 300%를 넘는 RBC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는 타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한 손보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