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4사가 올 1분기 전년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4사의 영업이익이 1조9000억원~2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1분기 9601억원의 두배를 넘는 수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 수준에 오른 것은 지난 2012년 1분기(2조 2241억원) 이후 처음이다.
개별 기업별로 보더라도 영업이익 전년 대비 개선폭이 가장 작은 GS칼텍스마저 전년대비 70% 이상 늘어날 것이란게 업계의 예상이다. 특히 올 초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이 허용된 영향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체 원유 수입량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월(통관기준, 콘덴세이트 포함) 9.1%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 증가가 대부분 SK이노베이션이 물량을 늘린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 1분기 실적 개선에 이란산 원유 도입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유업계 전망과 증권가 컨센서스 등을 종합해보면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7000억여원 수준(전년대비 120% 증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각각 5200억원(74%증가), 5000억원(110%증가 ) 가량, 현대오일뱅크는 약 2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4사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무엇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정유사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국제 유가와 석유제품의 가격차)이나 PX마진(유가와 파라자일렌 제품 간 가격 차) 등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때문이다. 에쓰오일 관게자는 “국제 유가가 1분기 등락을 거듭했지만 수요가 받쳐주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마진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업계에서는 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정유4사가 700억원 가량의 평가이익을 얻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사 실적 전망의 가늠자로 활용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업계 손익분기점인 (4~5달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작년보다 27% 오른 톤당 362달러가 예상돼 정유사 실적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업계에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한동안은 실적 개선 폭이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이 이란산 원유 도입의 효과다.
가장 최근 통계인 2월산 원유수입량은 881만배럴로 제재 전인 2011년(726만배럴, 9.4%)과 비슷한 수준이다. 작년 12월(177만배럴)에 비해서는 5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현재 정유 4사 중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업체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뿐이다. 현대 오일뱅크 측은 “제재 해제 후에도 원유 수입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들여오고 있다”며 “추가적인 수입물량 확대 등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지 않다. 증가된 물량을 대부분 SK이노베이션에서 가져가고 있는 셈.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한 타 정유사들은 이란산 원유 거래 가격이 현재 국제 유가 대비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를 싸게 들어오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 폭이 커질 수 밖에 없어서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란산은 배럴당 2~3달러 가량 낮은 수준에서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수입량 중 10%가 이란산으로 대체되고 이중 60% 가량을 SK이노베이션이 수입한다고 가장하면 연간 영업이익이 1200억~1800억원 가량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 나프타 비중이 높은 원유)를 활용설비가 SK인천석유화학에 갖춰져 있다는 점도 SK의 이란산 수입 물량이 늘고 있는 이유다. 현재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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