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지지부진한 게걸음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지만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약보합에 그쳤다. 코스닥은 9개월여 만에 700선을 돌파하는 듯 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다시 690선으로 밀렸다.
1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8포인트(0.09%) 내린 1970.37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0.20포인트 오른 1972.25에 개장한 뒤 개장 직후 하락으로 돌아서 장중 1970선 부근에서 등락을 보였다.
코스피는 지난주부터 1960~1970선을 오가는 게걸음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 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등 호재가 있었지만 지수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주말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어느새 4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46달러(6.6%) 상승한 배럴당 39.72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급등은 미국에서 가동 중인 채굴장치가 감소하고 있고 원유 비축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오는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산유국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을 1월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합의가 나올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지난 주말 뉴욕 증시도 강세로 마감했다. 1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에너지 관련주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 주 삼성전자에 이어 이날 장마감 후 LG전자도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돌입한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기업 실적이 호조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실적은 4분기에 부진하고 1분기에 긍정적인 계절성이 있다”라며 “또 올해 1분기 평균 환율은 1200원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1% 상승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의약품, 의료정밀, 보험 등이 1~2% 하락했고 철강·금속, 운수창고, 전기·전자 등은 상승 마감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7억원, 1279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806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이날 나흘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매는 832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물산, 아모레퍼시픽, 삼성생명 등은 하락했고 삼성전자, POSCO, 신한지주 등은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개 상한가를
코스닥은 전일 대비 4.09포인트(0.59%) 내린 693.01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2.94포인트 오른 700.04에 개장해 장중 기준으로 지난해 8월 18일 이후 8개월여 만에 700선을 넘어섰지만 700선에 안착하는 데는 실패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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