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손현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매니저(41)는 서울 중구 피델리티자산운용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며 "AI 무인자동차 등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관련 기업들 매출 이익과 직결되고 있다"며 "애플 구글 인텔 등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손 매니저는 2013년부터 전자상거래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는 물론 로봇 분야에 투자하는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1999년에 설정된 이 펀드는 운용 규모가 약 1조원이며 지난해 6월 재간접형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지난 2월 말 기준 최근 3년 펀드 수익률이 74.5%에 달해 대박 펀드 중 하나로 꼽힌다.
펀드가 담고 있는 5대 핵심 종목은 애플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시스코시스템스 삼성전자 인텔이다.
특히 손 매니저는 구글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인터넷 시장 최강자인 구글이 인터넷 광고 수입에 만족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구글은 이익 중 일부를 자율자동차 등 AI에 투자하며 미래 산업에서도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인텔에 대해서도 "무인자동차는 높은 수준의 컴퓨터 데이터 연산 작업이 가능해야 하는데 그것을 할 수 있는 기술은 인텔만이 공급할 수 있다"고 보유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과 삼성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시장에 국한하지 말고 휴대전화 컴퓨터 웨어러블기기 등을 동시에 구현하는 시스템을 더 확대하려는 라이벌로 분석할 것을 주문했다.
손 매니저는 로봇 기술의 대표적 적용 분야인 VR 시스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시제품을 사용해 보니 실생활에 적용되면 상당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가상 체험학습이 가능한 교육 분야, 무기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방위·게임산업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로봇 분야에 대한 국내 관심은 헬스케어 분야를 제외하고 큰 인기를 끌지 못한 섹터 펀드 분야에 최근 관련 펀드가 출시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로봇 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삼성 픽텍 로보틱스 플러스'를 출시했다. 로봇이 성능 개선, 소형화, 가격 하락 등으
펀드는 로봇의 의사소통과 동작 수행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을 담고 있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제조회사 '파낙', 로봇 수술 기술을 보유한 '인튜이티브 서지컬' 등이 대표 보유 종목이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