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본지가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발표한 코스피 제조업 상장사 658개의 이자보상배율을 분석한 결과 총 149개 기업(22.6%)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1보다 작다는 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2014년에는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컸는데 작년에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으로 떨어진 기업은 총 34곳(5%)에 달했다. 삼성물산 등 삼성 계열사 4곳도 지난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하락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0.37배로 직전 연도 3.27배에서 급감했으며, 삼성SDI와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건설, 조선 경기 악화의 충격은 삼성 계열사들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업종으로, 업황이 안 좋았던 영향이 가장 크다"면서도 "삼성 계열사들은 지난해 비수익 사업 정리, 비용 절감 등을 추진했기 때문에 앞으로 실적이 바닥을 찍고 개선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를 받을지도 주목해야 한다" 말했다. 실제로 작년에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시총 상위 기업 10곳 중 NHN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9곳이 조선, 기계, 건설 같은 중후장대 업종이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8%가량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사업인 페이코 관련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서울가스, 경동가스 같은 도시가스 업체들도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저유가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잃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데 따라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올해도 유가가 뚜렷하게 상승세를 보이지 않는 한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을 기록한 기업은 113곳으로 전체 상장사의 17%를 차지했다. 이들 중에서 절반 이상이(56%)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이었다.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시총 상위 기업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같은 조선업체가 대표적으로 꼽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와 2014년 각각 1조5401억원과 3조2494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으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슈넬생명과학
업종별로는 조선, 에너지 시설 및 서비스 업종이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해상운수·기계·컴퓨터 및 주변기기·운송인프라·통신장비 같은 업종들도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기록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