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신용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히 높아 발행기업 사업 안정성이나 재무건전성을 기준으로 '옥석 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신용등급이 준우량 등급(A-)인 한솔홀딩스는 25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그러나 희망금리밴드 안으로 들어온 유효수요가 130억원에 그쳐 나머지 120억원은 미매각됐다.
주간사인 KB투자증권은 회사채 발행일인 오는 20일까지 최대한 기관투자 수요를 확보할 계획이다. 최종 미매각이 발생하면 남은 미매각 물량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채 발행시장 관계자는 "한솔홀딩스 신용등급이 A와 BBB 사이인 A-로 투자자들 경계심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이달 효성, 하이트진로, 국도화학 등 A등급 회사채 발행이 다수 예정돼 있는 점도 투자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재헌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한솔그룹은 주력인 제지사업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영업실적을 내고 있지만 과거 정보기술(IT) 건설 관련 자금 소요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계열사 한진해운 지원 부담으로 신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대한항공은 25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70억원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미매각 물량이 많아 회사채 발행을 주간한 산업은행, 키움증권, 동부증권 등의 부담이 높아졌다. 반면 A+ 등급인 한일시멘트는 지난 5일 4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2000억원의 투자 주문이
또 아주산업도 400억원 발행 예정에 66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며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건자재 판매가격이 과거 대비 안정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2015년 건설 수주가 전년 대비 증가된 양상을 보이는 등 전방산업 회복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