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자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 ‘바이 차이나(Buy China)’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중국의 경기 지표가 개선되면서 연초 폭락했던 중국 증시가 바닥을 찍고 안도랠리를 펼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주식 비중을 늘려도 좋겠다고 추천하면서도 작년같은 수직상승을 기대하고 ‘몰빵투자’를 했다가는 자칫 쓴맛을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15일 에프엔가이드·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한달새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중국 펀드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지난 한 달간 중국펀드(본토·H주)에 몰린 자금은 1436억원으로 지역별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특히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주는 비과세 해외주식전용펀드(지난 2월 출시)는 판매 상위 펀드 중 절반 가량이 중국펀드로 집계됐다. 지난해 증시 하락으로 펀드 수익률 폭락을 경험했던 투자자들이 저점 반등 기대감에 잇달아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도 중국 관련 ETF가 단연 인기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ETF 중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ETF는 TIGER차이나A레버리지(합성)로 전달 대비 144억원이 증가했다. 최근 1개월간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해외 ETF 10개 중에서 6개가 중국 관련 ETF였다. KODEX China H 레버리지(H), KINDEX 중국본토레버리지(합성) 같이 중국 증시가 상승하면 배로 수익이 나는 ETF가 인기다.
실제 중국 증시가 살아나면서 중국 펀드를 저점 매수한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상승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3000선을 회복해 올해 1월 최저점(2638.3)보다 17% 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도 9000선을 회복해 2월 12일 최저점(7498.81)대비 23% 수직 상승했다.
ETF시장에서도 중국 관련 ETF가 최근 1개월 수익률 1~3위를 싹쓸이했다. 14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ARIRANG 차이나H 레버리지(합성 H)로 12.21%를 기록했다. SMART 중국본토 중소형 CSI500(합성 H), KODEX China H 레버리지(H)도 11%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삼성중국중소형FOCUS’가 한 달 수익률이 9.26%에 달하는 등 최근 설정액이 늘어난 중국펀드 투자자 대부분이 5%대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다.
15일 중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7%로 2009년 1분기 6.2% 이후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경제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중국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증시는 2014년 7월의 데자뷰”라며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경착륙 우려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MSCI 편입, 선강퉁 같은 주식시장 개방이 예고돼있으며, 밸류에이션도 저평가돼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3월 무역지표에서 수출이 전년 대비 11.5% 증가하면서 9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도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핑크빛 전망에만 근거한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6월 브렉시트, 미국의 금리 인상 같은 이슈에 따라 글로벌 시장이 또 한차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중국 증시를 긍정하기는 어렵다”며 “2분기까지는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늘려도
[배미정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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