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결과를 바라보는 국민연금공단은 내심 씁쓸한 기분이다. 기금운용 독립성 강화에 관심을 가졌던 의원들이 모두 원내 재입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19대 국회에서 기금운용공사 설립이나 기금운용위원회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은 모두 5명이다. 새누리당 정희수 김재원 박윤옥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이상직 의원 등이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 정책방향대로 기금운용공사 설립을 주장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우선 현 체제에서 기금운용위 역할을 키울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5명 중 4명은 본선 진출조차 좌절됐다. 친박근혜계 핵심인 김재원 의원과 기획재정위원장인 정희수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고, 박윤옥 의원은 서울 용산에 응모했지만 낙천했다. 더 민주의 이상직 의원도 당내 문턱을 넘지 못했고, 비록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지만 후방에서 지원하던 최동익 의원도 경선에서 탈락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보건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의원마저도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에게 0.7%포인트로 패배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은 물론 주관 부처인 보건복지부 역시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현 국회 대신 20대 국회가 들어서면 기금운용공사 설립 여론을 재점화하겠다는 의도였다. 야당도 내부적으로는 올해 말 기금본부의 전북 전주 이전이 마무리되면 기금운용공사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는 분위기도 상당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