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濠·日 등 아시아 5개국, 2018년부터 펀드 교차판매

이르면 2018년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5개국 간 '펀드패스포트' 제도가 시행된다. 회원국 상호 간에 펀드 교차 판매가 수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자산운용사들은 국경 없는 펀드시장에서 무한경쟁에 돌입하는 만큼 기회이자 위기라는 지적이다.
28일 금융위원회는 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4개국이 펀드 교차 판매를 위한 '아시아 펀드패스포트(ARFP)' 협력각서(MOC)를 체결했다. 다음달 중 태국도 내부 승인을 거치면 아시아 5개국 간 펀드 교차 판매가 2018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MOC의 효력 발생일은 6월 30일이고 이후 18개월간 각국이 준비 절차를 거친다.
당초 필리핀도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정회원 자격을 아직 얻지 못했고, 싱가포르는 과세 체계를 검토한 뒤 합류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펀드패스포트가 시행되면 공통된 기준에 따라 한 국가에서 펀드를 설정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간략한 현지 등록 절차만으로 펀드를 판매할 수 있다. 현재는 각국에 설정된 펀드를 다른 나라에 팔려면 현지에서 재간접으로 펀드를 설정하거나 역외펀드를 등록해야 하는데 절차가 까다롭다.
유럽에서는 이미 펀드패스포트가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 198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럽의 펀드패스포트인 'UCITs'는 아시아, 남미, 중동 등 전 세계 7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2014년 기준 약 8조유로 규모까지 성장했다. 이는 전체 유럽 펀드 시장의 70% 수준이다.
아시아에서도 홍콩이 중국,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태국과 이미 펀드 교차 판매를 시행하고 있다. 안창국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