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매일경제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 중 증권사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가 3개 이상 존재하는 70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추정치와 실적 발표치를 분석한 결과 어닝 서프라이즈는 28곳, 어닝 쇼크를 낸 기업은 14곳으로 각각 집계됐다.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 비중은 40.0%를 차지한 반면 어닝 쇼크 기업 비중은 20%에 불과해 두 배 차이가 났다.
대개 증권사들이 내놓는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보다 기업의 실제 영업이익이 10% 이상 많으면 어닝 서프라이즈로, 10% 이상 적으면 어닝 쇼크로 각각 분류한다. 적자 전환하거나 적자 폭이 확대된 경우도 어닝 쇼크로 분류되는 게 일반적이다. 아직 실적 시즌 초반이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등 업종 대표주들 실적이 대부분 공개돼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목 중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LG생명과학이다. LG생명과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1억원으로 컨센서스 37억원보다 354.5% 높았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기술 수출료(150억원) 유입과 주력 품목 매출 호조 덕분"이라며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1.3%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LG생명과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풍산도 39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컨센서스(182억원)를 116.1% 상회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588% 증가한 금액이다.
HMC투자증권은 풍산의 2분기 영업이익을 482억원으로 추정하며 1분기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2분기 성수기에 접어들어 판매량이 증가하고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구조조정 불안감이 가중됐던 현대중공업은 예상외로 컨센서스(1427억원)를 127.9% 웃도는 325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미포조선도 5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증권가 전망치 214억원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현대로템은 컨센서스를 77.5% 웃돌았고 KT&G는 39.6%, SK이노베이션은 25.9%, 기아차는 19.2%, 대림산업은 16.9% 각각 높았다.
반면 실적 개선 흐름 속에서도 어닝 쇼크를 낸 기업들이 더러 있다. 727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던 삼성물산은 오히려 434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손실을 반영한 해외 프로젝트 상당수는 완공 예정일이 2017~2018년에 걸쳐 있어 향후 나눠 반영할 수 있었는데 이번 1분기 실적은 의외의 결과"라며 "향후 각 사업부 개편과 지주 전환 이전 사업부별 부담이 되는 잠재손실을 적극적으로 선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위아는 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컨센서스(1149억원)를 30.4% 하회했고, 삼성전기는 34.4%, 현대제철은 18.1%씩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한미약품은 전망치(854억원)를 73.6% 하회했는데, 회계 인식상 문제를 제외하면 1분기 영업이익 226억원은 대체로 전망과 일치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작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을 수출하면서 유입된 계약금 5200억원 중 작년 4분기에 인식(2556억원)되고 남은 2644억원을
한편 1분기 실적 발표는 다른 분기에 비해 정확도가 높은 편이어서 올 1분기 어닝 시즌이 특히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11~2015년 동안 1분기 전망치 달성률은 94.7%로 다른 분기보다 적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