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중국 대형은행과 손잡고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역직구’ 사업에 나선다. 역직구란 해외 직구의 반대개념으로 국내 기업이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판매하는 사업이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중국 4대 은행 중 한 곳인 중국은행(Bank of China·BOC)과 제휴해 약 5300만명에 달하는 중국은행의 신용카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류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먼저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인터파크, 11번가 등)에 역직구 사이트를 오픈한 뒤 중국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및 홈페이지 등에 사이트 주소를 링크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양사는 현재 판매 품목과 출범 시기 등 세부사항을 막판 조율 중이며 올 상반기 중에 쇼핑몰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카드와 손을 잡은 중국은행은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과 함께 중국 4대 은행으로 꼽히는 대형은행이다. 이 은행의 직불·신용카드 발급매수만 4억7000만장에 달하며, 이중 5300만장이 신용카드다.
삼성카드는 이번 제휴를 통해 쇼핑몰 운용 수익을 얻는 동시에 향후 중국 금융권과 다양한 제휴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은행 역시 자사 고객들에게 믿을 수 있는 퀄리티의 한류 상품을 제공함은 물론 은행 신용카드 매출 실적도 크게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제휴는 삼성카드의 첫 해외진출 사업이자 국내 카드사가 최초로 중국 현지은행과 손을 잡고 역직구 사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역직구는 최근 한국 드라마, K-POP 등 한류 문화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역직구(수출)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85% 증가한 4787억원을 기록해 같은기간 해외직구(수입) 규모인 4463억원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역직구 총액은 지난해 1조2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업종과 다양한 제휴 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중국공상은행 서울지점과 제휴를 맺고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 등을 대상으로 한 ‘중국공상은행 삼성체크카드&CASHBACK’을 출시했다.
지난 2월엔 SC제일은행과 포괄적 업무제휴를 맺고 전업계 카드사로선 최초로 은행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발급을 개시했으며, 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 사업도 준비 중이다. 올해 3월엔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갤럭시7S, 갤럭시S7엣지 등을 24개월 할부로 구매한 이후 1년 뒤 카드사에 반납하면 새로운 휴대폰으로 바꿔주는 렌탈 사업 ‘갤럭시 클럽’을 시작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중국 현지에서 큰 신뢰를 받는 점을 활용해 이번 쇼핑몰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앞으로 중국 금융사와 다양한 사업제휴를 통해 해외 사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카드사들은 과거 수수료 기반의 수익모델이 한계에 직면해 사업 영역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존의 부수업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거나 빅데이터 등 광범위하게 업무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