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재성 제이에스코퍼레이션 회장 |
9일 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 2008년 IT기업 ‘버추얼텍’의 경영권 분쟁으로 이름을 날리던 ‘슈퍼개미’다. 개인 투자자였던 그는 당시 소액주주의 편에 서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해 경영권을 손에 넣은 바 있다. 이는 당시 ‘슈퍼개미의 반란’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홍 회장이 설립한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역시 상장 전에는 홍 회장 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전형적인 가족 기업이었다. 회사명도 홍 회장의 영문이름이니셜(JS)을 딴 것.
지난 1985년 설립된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핸드백 제조자개발생산(ODM) 부문 시장점유율 국내 2위 업체다. 현재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게스(GUESS),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등 20여개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가죽 핸드백을 생산하고 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올해 첫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뤘다. 지난 2월 4일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시초가를 공모가(2만3000원) 대비 무려 70% 높은 3만9100원에 형성해 장중 4만원을 오갔다. 상장 첫날 3% 가량 하락하긴 했어도 이는 공모가 대비 65% 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주가는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높은 시장 진입가격도 부담이었지만 올해 실적 감소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차익 실현 욕구를 앞당겼다.
실제로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1분기 비수기 효과와 함께 올 상반기 상위 바이어로부터의 수주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연간 실적이 당초 예상치 대비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전 거래일인 지난 4일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된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주가는 장중 최저가를 기록, 공모가 밑으로 내려갔다. 이날 역시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공모가 아래 쪽인 2만2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 기간 홍 회장의 지분가치도 급감했다. 상장 후 홍 회장의 지분가치는 1114억원(시초가 기준)에서 65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아들 홍종훈 상무이사, 딸 송희 씨, 아내 김계순씨의 지분가치를 더한 홍 회장 일가의 지분가치 역시 2771억원에서 1623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고경영자(CEO)로서 홍 회장의 사업 수완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급감은 홍 회장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실적 감소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이 맞물려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감사보고서를 낸 지난 200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다만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의 1분기 매출액은 400억원, 영업이익은 소폭 흑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부진할 전망이다. 1분기가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는 당초 예상을 밑도는 수준이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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