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한전KPS ◆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KPS는 직전 거래일보다 2200원(2.98%) 하락한 7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말 8만9000원이던 주가가 올해 들어 4개월여 만에 1만7300원(19.4%) 하락한 것이다.
해외 수주가 감소하면서 3년째 전체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음에도 직원 급여 총액이 급증해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KPS 매출액은 1조1797억원으로 2년 전(1조1258억원)보다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직원 급여 총액은 2013년 3646억원에서 2015년 4165억원으로 14.2%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전KPS의 영업이익은 2013년 1840억원에서 2015년 1752억원으로 4.8% 감소했다.
인건비가 급증한 것은 한전KPS가 최근 아랍에미리트 프로젝트 등 향후 사업 확장에 대비해 미리 직원 수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한전KPS의 직원은 2014년 5384명에서 2015년 5853명으로 불과 1년 사이에 469명(8.7%)이나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분기 실적은 신통치 않다. 특히 지난 1분기 한전KPS의 해외 매출액은 232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34.3% 감소했다. 요르단 알마니커 화력발전소가 연료설비 교체 공사에 착수하면서 발전량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발전소 정비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전KPS가 내년부터 가동되는 아랍에미리트 원전 4기의 정비 및 운영을 맡을 직원을 대규모로 충원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매출 증가가 비용 증가를 상쇄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한전KPS가 내놓은 1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에 가까웠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한전KPS가 영업이익 338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밝힌 한전KPS의 영업이익은 이보다 21.6% 적은 265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한전KPS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KB투자증권은 한전KPS의 목표주가를 10만8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20.4%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한 단계 내렸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차 전력수급계획이 발표되면서 국내에서도 추가 발전소 건설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그동안 적정 주가수익비율(PER)로 19.7~30.1배를 적용했지만 이제는 14.5배를 적용해 목표주가를 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최근 내놓은 한전KPS의 1분기 실적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조하다"며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7만9000원으로 12% 낮췄다.
이 같은 시장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전KPS는 향후 실적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한전KPS IR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며 "특히 내년부터 아랍에미리트 원전이 본격적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하므로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KPS의 해외 매출은 주로 신흥국에서 발생한다. 한전KPS의 주된 해외 고객인 신흥국 정부는 주로 원유 등 원자재 수출을 통해 재정을 충당하기 때문에 유가 움직임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지난해 한전KPS의 해외 매출이 부진했던 것도 예상치 못한 국제 유가 급락 때문에 신흥국들이 신규 발전설비 건설 등을 미룬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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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