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화투자증권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247억원 흑자에서 91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1233억원에서 30.5% 급감한 857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은 전년 동기 1425억원에서 51.5% 감소한 691억원, 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동기 722억원에서 33.1% 내려앉은 483억원, 대신증권은 전년 동기 266억원에서 35.0% 줄어든 1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ELS 관련 운용손익 관련 계정인 '파생상품 평가 및 거래손익' 부문에서 1250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NH투자증권 역시 관련 계정인 '매매목적 파생상품 거래 및 평가손익' 부문에서 1945억원이라는 손실폭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파생상품 부문에서 3514억원 규모 손실을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H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지수 급락으로 커다란 손실을 초래했다. 홍콩H지수는 지난해 5월 1만4801.94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2월 7505.37까지 떨어지며 반 토막이 났다. 이날 홍콩H지수는 전일 대비 1.34% 급락한 8301.39에 마감하며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진형 전 대표 재임 시절인 지난해 상반기 ELS 규모를 1조9000억원 수준까지 무리하게 늘린 것이 화근이 됐다. 홍콩H지수 급락 등 해외시장 급변에 따른 대응에 실패한 탓에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139억원 적자, 같은 해 4분기 520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내 증권사 ELS 잔액은 102조4529억원이다. 이날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잔액 15조7407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12조3774억원), 미래에셋증권(9조6279억원) 등이 차례로 발행잔액 수위권에 포진해 있다.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ELS 발행잔액이 각각 6조4141억원과 1조9250억원이다.
증권사 1분기 실적 부진 이유에는 ELS 운용 손실 외에도 국내 증시 부진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 감소도 있다. 수수료가 비싼 개인 매매 비
한화투자증권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운용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