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잔여물량이 남은 미분양 사업장들 사이에서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등 분양 초기에는 시행하지 않았던 조건을 새로 내걸고 분양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지난달 총선과 이달 초 황금연휴 이후 급증하는 신규물량 속에서 행여 묻힐 수 있는 미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미분양 물량은 올해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줄고 있다. 15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6만737가구이던 미분양물량은 3월 5만3845가구로 1만 가구 넘게 줄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전월 대비 6.7%(1671가구) 감소한 2만3300가구(3월 기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신규물량이 급증하면서 미분양물량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7만4895가구로 전월(4만735가구) 대비 3만4160가구 증가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수도권에서는 4·13총선으로 연기됐던 물량이 이달 몰리면서 전월(1만2406가구) 보다 40197가구 늘은 5만2603가구가 주택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이같은 물량 증가에 건설·주택시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다. 계약률을 놓고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통상 미분양 단지의 경우 신규 분양단지에 비해 상품성이 낮게 평가받는 만큼 수요자들이 다시금 단지에 관심을 갖도록 혜택이 큰 분양조건을 부여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수요자라면 미분양단지에 관심가질 만하다는 것이 주택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10월 집단대출을 비롯해 지난 2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권에서 여신심사를 강화하면서 대출이자가 지난해에 비해 높아지고 있어 미분양단지를 중심으로 한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혜택 마케팅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등 분양조건을 변경해 계약률 제고에 나선 단지는 어디 있나.
대우건설이 경기도 안성에서 분양 중인 '안성 푸르지오'의 경우 올해 초 이자후불제 조건을 전용 59㎡에 한해 중도금 무이자로 변경하면서 계약률이 빠르게 올라 현재 70%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이 오는 8월 개통을 앞둔 광주역 인근에서 분양하고 있는 'e편한세상 오포4차' 역시 최근 계약조건을 변경한 뒤 계약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이 단지는 기존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이자후불제'에서 ‘입주시까지 계약금 5%와 저층(1~2층) 중도금 무이자'로 변경해 계약자에게 약 700만원의 할인효과를 줬다.
분양사인 이삭디벨로퍼 문형석 본부장은 "분양조건 변경 이후 저층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서 분양하는 '동천 더샵 파크사이드'는 분양조건을 변경한 뒤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이 단지는 계약자에게 초기 분양가 대비 전용 84㎡는 2500만원, 101㎡는 3000만원 가량 낮춘 효과를 주고 있다. 여기에 중도금 무이자과 발코니 무상 확장, 시스템에어컨 무상제공 등도 제공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서 분양 중인 '광교상현 꿈에그린'은 계약조건을 '계약금 10%, 발코니 유상옵션'에서
부영주택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동탄2신도시 사랑으로 부영' 역시 A31블록 단지에 대해 분양 당시보다 2000만원~3000만원 가량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