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지난달 국내 주식을 2조원 넘게 사들이면서 두달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요 매수 주체인 유럽계 자금의 출처가 단기 투자 성향의 룩셈부르크와 스위스 비중이 높고 저유가에 허덕이는 중동계 자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외국인 수급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4월 한달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장 주식 2조320억원을 순매수했다. 4조4240억원을 사들인 3월에 비하면 순매수 규모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1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원 넘게 팔았던 외국인은 2월엔 순매도 규모를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줄였고 3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1조620억원)과 영국(8280억원)이 순매수를 주도했다. 이어 룩셈부르크(5330억원), 스위스(3880억원), 캐나다(3080억원), 일본(3010억원) 등 순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2조2827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사들였다.
반면 중동계 자금은 1조1527억원을 팔아치웠다. 아랍에미리트(-8970억원), 카타르(-1750억원), 사우디(-550억원)는 매수액보다 매도액이 더 많았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5조원 가량 팔아치운 사우디아라비아의 매도세는 잠잠해졌으나 아랍에미리트 등이 매도 ‘바통’을 이어받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해운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 중국 부채 위기 가능성, 중국본토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등 악재가 쌓이면서 외국인 수급이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국제금융센터는 “국제유가 반등과 중국 불안 진정,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등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를 이끌었던 요인들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줄거나 순
한편 외국인은 4월 한달간 국내 상장채권에 전월(5700억원)보다 많은 6300억원을 순투자했다.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98조원으로 늘었다. 아시아(6000억원)와 유럽(1000억원)은 3월에 이어 채권시장에서 순투자를 계속한 반면 중동계 자금은 1000억원 순유출됐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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