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세아베스틸 ◆
세아베스틸에 지난 4월은 잔인한 계절이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달 말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6051억원, 영업이익 355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에 각각 27%와 21% 못 미쳐 '어닝 쇼크'에 가까웠다. 부진한 실적이 드러나면서 주가도 실적 발표 다음날인 전달 29일부터 16일까지 10영업일 동안 15.4% 급락했다.
세아베스틸의 어닝 쇼크는 주력 제품인 특수강의 수익성 악화 영향이 컸다. 특수강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5.6%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컨센서스에 비해' 영업마진이 감소했다. 올해 초부터 원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t당 1만원 상승한 데 반해 판매가격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t당 6만5000원 하락했기 때문이다. 조선 자동차 건설 등 관련 산업 경기 악화로 공장 가동률도 작년 동기 대비 5%포인트 하락해 고정비 비중이 늘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2월부터 철스크랩 가격이 상승했지만 상승분을 바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탓에 이익이 줄었다"며 "2분기에는 단계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해 마진 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2분기는 계절적으로도 철강 제품 성수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을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올해 2월 63으로 바닥을 찍은 후 두 달 연속 상승해 4월에는 71을 기록했다. 이달에도 BSI 업황 전망은 73을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철강 제품은 1·3분기에는 매출이 줄어들고, 2·4분기에는 회복되는 구조"라면서 "전방산업인 자동차업과 건설업의 조업일수가 2분기 들어 크게 늘어나 가동률이 올라가므로 세아베스틸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쳐 차기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세아그룹은 지난해 3월 포스코그룹에서 포스코특수강을 1조1000억원에 인수해 세아창원특수강으로 이름을 바꾸고 세아베스틸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이후 1년간 모기업과 중첩되는 사업을 정리하고 설비를 재조정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90억원을 입었던 회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32억원을 거둔 알짜 회사로 거듭났다.
백 선임연구원은 "세아창원특수강은 매출액 증대에 집중했던 포스코 시절과 달리 세아그룹에 인수된 후 수익성 제고에 집중해 기초체력이 강화됐다"며 "스테인리스 강관을 포함해 수익성 높은 제품 비중을 늘린 덕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쟁사가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특수강 업계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후발 주자인 현대제철이 당진 공장을 새로 짓고 자동차 업계 특수강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 중이다. 세아베스틸의 매출은 산업별로 자동차(40%), 조선업(20%), 건설산업
이에 대해 권정태 세아베스틸 IR 파트장은 "해외 수출을 늘려 자동차용 특수강 매출처를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지난해부터 폭스바겐과 계약을 맺고 납품하고 있고 다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도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배미정 기자 /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