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한 해외 주식은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기술(IT) 업종이 많았다.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미국 간판주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16일 매일경제가 재무정보 분석업체인 S&P캐피털IQ에 의뢰해 지난 2014년 이후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외 주식 직접 투자액은 2014년 말 68억달러에서 2016년 4월 말 108억달러로 1년4개월 새 59% 급증했다. 이날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 투자비중을 지난해 13.7%에서 2021년 25% 선까지 대폭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이미 지난 2014년 말부터 해외 주식 투자액을 크게 늘려온 것이다. 우덕수 S&P캐피털IQ 이사는 "국민연금이 운용사와 일임계약을 맺고 위탁한 자금을 제외하고 직접 해외 주식에 투자한 자금만을 해당 거래소에서 공시된 내용에 따라 집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직접 보유한 해외 주식 종목 수는 2014년 말 481개에서 2016년 4월 말 489개로 크게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한 곳당 평균 투자액은 1414만달러에서 2209만달러로 1년4개월 새 56.2% 증가했다. 국민연금 해외 주식 직접투자팀 관계자는 "해외 직접투자는 전문기관 도움을 받아 사전에 투자 가능한 종목 풀(pool)을 구성해 놓고 그 범위 안에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 주식은 미국 애플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 현재 국민연금의 애플 보유 주식 가치는 2억4428만달러에 달한다. 2014년 말 1억8223만달러보다 34% 늘어난 금액이다. 이어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1억9604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7968만달러) 엑손모빌(1억7573만달러) GE(1억4500만달러) 순이었다.
보유 주식 가치가 1억달러 이상인 12개 종목 가운데 IT업종은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5개로 가장 많았다. 이들 5개 기업의 주식에만 국민연금은 8억6129만달러를 직접 투자했다. 전 세계 주식 중 IT업종이 가장 유망하다고 보고 이들 업종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IT업종 다음으로는 통신업종(버라이존·AT&T)과 금융업종(웰스파고·JP모건체이스) 소비재기업(존슨앤드존슨·GE)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국민연금 해외 주식 직접투자 상위 12개 종목 중 최근 주가 흐름이 부진한 에너지업종에 대한 투자는 액손모빌 1개뿐이었다. 국민연금 사정을 잘 아는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국민연금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상위 종목들은 시가총액이 가장 큰 미국 대형 기업들"이라며 "국민연금이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들을 애써 발굴하기보다는 인지도가 높고 시총도 커 향후 비판받을 소지가 적은 기업들 위주로 안전한 투자를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향후 국민연금
국민연금 관계자는 "올해부터 해외 주식에 대한 외부 위탁운용 목표 범위를 기존 70~90%에서 65~85%로 축소하고 직접 운용 비중을 늘릴 것"이라며 "직접투자는 외부 위탁운용에 비해 집행이 효율적이고 위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