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업종이 구조조정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 사이에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원금손실 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1년 ‘차·화·정’ 열풍의 주역이었던 화학·정유 업종 주가 거품이 이듬해 꺼지면서 2014년 각각 1000억원 규모 ELS 투자 손실이 발생한 적이 있지만 조선·해운주 ELS 손실은 이의 두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수조원대 혈세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금융상품 투자자에겐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힌 셈이다.
20일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2011년부터 올해 5월 현재(19일 기준)까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5개 주요 조선·해운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 ELS 발행 및 상환 현황을 분석한 결과 5년 동안 약 1조2300억원 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상환된 1조800억원 가운데 4300억원만 수익 상환됐고 나머지 6500억원은 손실 상환됐다. 손실 상환된 ELS 가운데 투자자 원금손실 규모는 약 3200억원에 달한다. 원금손실 시점은 지난해와 올해 집중됐다.
아직 상환되지 않고 만기가 남아 있는 1500억원도 거의 대부분 이미 원금손실 진입조건(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미상환 ELS에서 현재 800억원 가량 평가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특히 1500억원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 향후 1년 안에 1300억원 만기가 집중돼 있어 손실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확정된 원금손실에 예상 평가손실까지 합하면 총 원금손실 규모는 4000억원에 달한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에서 가장 많은 손실이 발생했다. 만기 손실 상환된 현대중공업 기초자산 ELS 발행액 3684억원에서 절반인 1834억원의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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