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기업의 국내 상장이 늘어나면서 주권에 액면가 표시 없이 주식 수만 기재된 '무액면' 주식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 중에서 무액면으로 주식을 발행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0일 중국 완구·콘텐츠업체 헝셩그룹을 포함한 4개 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홍콩에 설립된 지주회사인 헝셩그룹유한회사는 무액면으로 주식을 발행할 예정이다.
2014년 홍콩 회사조례 개정으로 홍콩에서 설립된 기업들은 모두 무액면으로 주식을 발행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오가닉티코스메틱도 중국 하이촨약업이 홍콩에 세운 지주회사로 심사를 통과하면 무액면으로 주식을 발행할 예정이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 중 무액면 주식은 에스앤씨엔진그룹, 차이나하오란 등 중국계 기업 5곳과 일본 기업 SBI액시즈 등 총 6곳이다. 헝셩그룹과 오가닉티코스메틱이 상장하게 되면 총 8곳으로 늘어난다. 코스피에 상장된 무액면 주식은 중국원양자원 한 곳뿐이다.
신병철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심사팀장은 "최근 중국계 기업들이 잇따라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무액면 주식이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아직 무액면으로 주식을 발행하거나 전환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는 무액면 주식이 일반적이다. 무액면 주식의 가장 큰 강점은 액면가와 관계없이 신주를 쉽게 발행할 수 있고, 분할이나 병합을 통한 주가 관리가 쉬워진다는 점이다.
국내에도 2012년 상법 개정으로 무액면 주식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기업은 없다.
무액면 주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액면 주식은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 경우 추가 주식 발행이 어렵지만 무액면 주식은 자금 조달이 필요하면 주가가 떨어져도 발행이 가능하다. 그만큼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