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에서 서울 주재원으로 온 타나시스 코피나코스 씨(가운데)가 23일 이태원과 한남동을 돌며 리로케이션 업체인 싼타페 직원들과 상담하고 있다. [김기정 기자] |
24일 행정자치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2007년 20만7417명에서 지난해 45만7806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코피나코스 씨처럼 글로벌 기업 서울 주재원으로 오면 보통 해외 주재원들의 이주 정착과 행정 업무를 대행해주는 리로케이션(relocation) 업체를 이용한다. 린다 최 싼타페리로케이션서비스코리아 팀장은 "외국 기업의 서울 법인장이나 대표급은 월 900만원 이상 되는 임대주택을 보여달라고도 하지만 대부분 월 500만원대를 많이 찾는다"며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경비 절감을 위해 독신 직원을 해외로 많이 내보내면서 서울의 외국인 대상 임대주택 시장도 싱글 위주로 재편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월세 2~3년치를 선불로 받는 것이다. 대신 2년 선금을 받으면 12개월 후에, 3년 선금을 받았을 때는 18개월 후에 중도 해지가 가능하고 임대인이 남은 임대료를 반환해야 한다. 기업 인사이동이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임차인을 관리하기 때문에 임대인은 영어를 못해도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가스오븐 등 가전 제품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만큼 유지 비용도 크다. 유영아 오리엔트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외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한남동, 이태원동, 반포 서래마을, 성북동과 외국인 학교가 있는 연희동 등을 많이 찾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구형 빌라보다는 도곡동·삼성동 아파트, 광화문 오피스텔, 서울역 인근 새 주상복합 등 선호가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유병강 포춘부동산컨설팅 대표는 "5~6%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9억~11억원대 새 주상복합 아파트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외국 대사들 관저로 인기를 끌었던 한남동 고가 단독들은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다. 3년 전 남산 하얏트호텔 인근 3.3㎡에 3500만원 선이던 단독주택 용지들이 지금은 3.3㎡당 5000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급등했지만 단독주택 임대료는 시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민철 디원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외국 대사들은 관저에서 파티를 자주 해야 해 정원이 잘 갖춰진 단독주택을 선호한다"면서도 "수익률이 2~3%대라 새로 사서 투자하기에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용산 주한미군이 내년 평택으로 이동하는 것은 외국인 임대주택 시장의 한 변수다. 동부이촌동, 용산, 이태원동 등에는 용산 주둔 주한미군들이 순차적으로 철수를 시작하면서 공실이 늘고 있다. 외국인 임대를 많이 하는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부 외국인은 전입신고를 하
월세 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은 임대관리 서비스에 대한 눈높이가 높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