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00선을 돌파해 기대감을 키웠지만 5월 1930선까지 추락한 코스피는 현재 1960선에서 맥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오는 6월 한 달 내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가 즐비하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도 6월은 한마디로 '지뢰밭'이나 다름없다며, 이벤트 결과에 따라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먼저 2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는 산유국들이 최근 안정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가에 또 한 차례 충격을 가할지 우려된다. 올해 들어 중동 국가들이 산유량 동결을 합의하는 데 번번이 실패했음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에서 감산이나 동결 같은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들 사이의 불협화음으로 산유국들이 생산량 증가에 박차를 가하게 되면 유가가 추가 하락해 증시도 뒤따라 출렁일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화 강세도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지방선거는 유럽의 경제정책 방향을 예측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감축하고 있는데 5일 지방선거과 10월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앞두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도 이를 용인할지, 재정정책의 영향으로 최악의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유럽이 반등 모멘텀을 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스페인은 26일 재선거를 통해 무정부 상태를 해소하고 국회를 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전히 정원의 절반을 넘는 정당이 나올 수 있을지, 양당 체제로 돌아갈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15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6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지만 늦어도 9월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3분기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요섭 미래에셋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인상을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요인으로 볼지, 아니면 미국 경기 회복으로 인한 정상화 과정으로 보느냐에 따라 투자심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결정되는 중국 A주의 MSCI 이머징지수 편입 여부도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줄지 초미의 관심사다.
23일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국민투표 결과는 또 한 차례 글로벌 증시에 유럽발 충격을 가져올 수 있어 주목된다. 브렉시트가 이슈화되면서 영국 파운드화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영국이 EU를 탈퇴하지 않으면 유로와 파운드가 반등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 도박사들은 영국이 EU 잔류를 택할 확률을 70%로 전망하고 있다"며 "여론은 박빙이지만 막상 투표를 하게 되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6월 한 달간 변동성 확대로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면서도 하반기 상승을 염두에 두고 국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6월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코스피는 2차 하락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6월 중간배당을 실시한 기업들의 6월 성과가 좋았음을 감안해 중간배당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미정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