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노후 기반시설 성능 개선을 제도화하는 조례를 만든다. 낡은 교량과 도로, 하수관 때문에 발생하는 안전사고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위원장 김진영) 의원 10명은 '서울특별시 노후기반시설 성능 개선 및 장수명화 촉진 조례안'을 지난달 27일 공동 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안은 오는 16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상임위원회를 거쳐 27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도시 기반시설 관리는 기존에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시특법)'으로 법정시설물 위주로 관리됐으나 최근 하수관 파열에 따른 도로 침하 등이 자주 발생해 선제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시특법 대상인 1·2종 시설물에는 하수관로가 포함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시는 도심 인프라스트럭처가 집중된 지역인 데다 10년 후 시 기반시설 절반 이상이 30년 이상 노후화 상태가 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 조례는 30년 이상 노후 시설물을 미래 수요 변화 등에 대응해 구조적으로 성능과 효율을 높이고 시설물 생애주기 비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치명적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구조와 내구 성능을 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노후 기반시설 실태 조사를 거쳐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하고 5년마다 갱신하도록 했다. 종합관리계획에는 중장기 재원 확보 방안과 투자 우선순위 선정, 연차별 투자 계획 등이 담겨야 한다. 실태평가보고서도 2019년 말까지 작성하도록 시한을 정했다.
첫 번째 종합관리계획은 2020년 6월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김진영 위원장은 "서울시 주요 기반시설물이 1970~198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조성돼 노후화 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당시 적용된 설계와 시공 기준이 현시점과 격차가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조례를 발의했다"고 말했다.
조례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전담추진반을 만드는 것은 물론 종합관리계획과 실태 평가보고서 심의 자문을 위한 '성능개선위원회' 위원장에 서울시
서울시 측은 지난달 31일 시의회 관계자들과 조례 세부안을 조율했다. 이영환 건설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최근 '한국형 도시(K-City) 수출' 시대에 맞춰 효율적 인프라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