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이오 기업 상장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기술성장기업의 시가총액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은 코스닥 기업이 늘었다고 해서 개별 기업의 주가도 일제히 오른 것만은 아니다. 작년에 상장한 12개 기업 중 5개 기업(42%) 주가가 올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이들 중 7개 기업(58%)이 작년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신규 상장한 기업들이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시장성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에 12개 기술성장기업이 무더기로 신규 상장하면서 4월 말 기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술성장기업은 총 30사로 시가총액은 9조 5909억원에 달했다.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4.51%에 해당되는 규모로 2014년 말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거래소 측은 올해 1분기 신규 상장한 안트로젠 큐리언트 팬젠을 포함해 올해 30개 기업이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이들의 시가총액은 10조원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김재준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2005년 도입된지 10년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스닥 시장에서 밸류애이션이 높은 바이오 기업이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특례 상장은 전문평가기관에서 일정수준 이상 기술등급을 받은 경우 흑자가 안나도 상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제도를 말한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30개 기술성장기업 중 덱스터(영화 시각효과) 아스트(항공기 부품 제조) 파크시스템즈(원자 현미경 제조)를 제외한 27개 기업이 모두 바이오주다.
이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증가했지만 개별 기업들의 주가와 실적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2015년 신규 상장한 기술성장기업 12개의 작년 말대비 지난달 31일 기준 평균 주가상승률은 15.6%에 달했다. 하지만 파크시스템즈가 63% 급등한 반면 펩트론과 덱스터는 각각 26% 하락하는 등 편차가 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12개 기업중 67%인 8개사가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심지어 씨트리 펩트론 에이티젠 코아스템 등 4개 기업은 작년 1분기보다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연간 당기순이익도 덱스터 파크시스템스 엠지메드 맥아이씨에스 제노포커스 등 5개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민경욱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 팀장은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은 대부분 실적이 가시화하기 전에 상장하므로 투자자가 상장직후 곧바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회사별로 기술력에 따른 성과를 꼼꼼히 따져보고 옥석을 가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제도 도입 초기에 상장한 기업들은 비교적 큰 폭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2011년 1월 상장한 인트론바이오가 1만원대에서 지난 3월 최고 9만원대까지 9배 가까이 급등했고, 200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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