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GS홈쇼핑 ◆
메르스 사태로 소비가 부진해진 데다 몇 년 전부터 사활을 걸고 추진한 모바일 부문에 대한 투자도 영업이익엔 악재였다. TV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지만 고객이 기대만큼 늘지 않자 홈쇼핑의 미래에 의구심을 가지는 시각도 생겨났다.
국내 홈쇼핑 업계 1위인 GS홈쇼핑에도 작년은 '고난의 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57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23% 감소했다. 2014년에 전년 대비 10.7%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321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지난 2월 발표되면서 주가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1월 말 16만원이던 주가는 지난달 12일 19만7000원까지 뛰었다가 31일 현재 18만4500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회복의 일등 공신은 모바일 부문 비용 절감이었다. GS홈쇼핑은 과거 GS샵의 모바일 앱 버전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앱 다운로드 수가 2000만건을 돌파하면서 추가적인 모바일 마케팅의 필요성이 줄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모바일 부문이 수익성 중심의 전략으로 바뀌면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고 있다"며 "비용을 줄였지만 오히려 모바일 취급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3054억원을 기록한 게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GS홈쇼핑 관계자는 "그동안 홈쇼핑 업계 전반에 모바일 출혈 가격 경쟁이 심했는데 작년 말부터 가격 인하보다는 IT, 서비스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쪽으로 전략을 바꾸며 이익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비용 절감으로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이 23.3%로 하락했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관련 비용이 줄어들며 판관비율이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TV 부문 회복세도 눈에 띈다. TV 부문은 8분기 연속 역성장이란 오명을 씻고 올 1분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늘어난 매출 4645억원을 기록했다. TV는 아직까지 GS홈쇼핑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진도 인터넷이나 모바일에 비해 높아 효자 부문으로 꼽힌다.
올해 2·3분기는 작년 백수오와 메르스에 따른 기저효과로 두 자릿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304억원, 3분기는 44.9% 늘어난 23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적극적인 배당정책도 향후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재료다. 배당성향은 2014년 42%, 2015년 41.1%를 기록했다. 여기다 1분기 자사주 2만8000주를 추가 매입해 현재 총 38만주를 가지고 있다.
남 연구원은 "GS홈쇼핑의 현재 시가총액 수준은 1조2000억여 원으로 보유 현금 7700억원을 감안하면 주가 저평가 상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회복됐지만 여전히 모바일 부문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홈쇼핑 전체로 볼 때 모바일 부문이 1분기 30%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GS홈쇼핑의 20% 성장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상품군별로 보더라도 아직 아쉬움이 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