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금융정보 분석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줄곧 플러스였던 유가·코스피 상관계수가 최근 들어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국제 유가와 코스피의 상관계수는 0.65였지만 지난달에는 -0.68로 부호가 정반대가 됐다. 이달 중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자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코스피가 지난달 한때 1950 밑으로 내려갔지만 국제 유가는 이와 달리 계속해서 오르기만 했다. 국제 유가 상승은 글로벌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을 때 주로 나타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는 유가가 오를 때 대체로 함께 오르는 경향을 띠었다. 이 때문에 최근 유가·코스피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로 나타나는 현상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서는 더 이상 국제 유가 상승이 국내 증시에 일방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만 주는 시기가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가가 어느 정도 오르면 디플레이션 공포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반드시 증시에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국제 유가 수준이 어느 정도 오르고 난 뒤에는 유가 상승이 수출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내수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WTI 등 국제 유가는 달러로 측정된다. 달러가 강세를 띠면 국제 유가는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달 2일 92.61까지 내려갔던 달러 인덱스가 30일 95.5까지 올랐음에도 같은 기간 WTI 가격이 배럴당 44.78달러에서 49.6달러까지 오른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달러가 약세를 띨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고 있어 머지않아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띨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 오는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원유 증산 동결 논의가 불발로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 수준이 정상화된 후에는 글로벌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먼저 유가에 반영되고 이후 증시에 반영되는 일종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