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부실채권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해운업이 어려워지면서 은행이 이들 기업에 빌려 준 여신의 회수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31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의 비율은 1.87%로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었던 2010년 3월 2% 이후 가장 높았다.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진 것은 은행이 기업에 빌려준 돈이 부실채권화 됐기 때문이다. 기업여신 가운데 부실채권비율은 2014년 말 2.09%에서 작년 말 2.56%, 올해 3월 말 2.67%까지 상승했다.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조선분야의 기업여신 중 부실채권비율은 12.03%,·해운은 11.43%를 기록했다. STX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 기업이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 여신의 회수 가능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이다. 특히 기업 부실채권은 올해 3월 말 29조2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93.3%를 차지했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6.7%로 가장 높
하지만 조선·해운업종의 취약업종의 업황이 더욱 나빠지고 건설과 철강업종의 경기가 어려워지면 회수가 불확실한 채권의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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