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제주항공 ◆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31일 종가 대비 이날까지 제주항공 주가는 11.6% 하락했다. 최근 3개월 전고점(3만9500원)과 비교하면 20.5% 하락한 수치다.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고, 2분기는 비수기라 뚜렷한 실적 개선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2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6.7%, 5.8% 증가한 1662억원, 97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3월 말 147억원에서 34% 감소한 수치다. 비용이 증가하고 구마모토 지진 영향 등으로 일본 노선이 부진하며 실적 개선이 늦어진 점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3분기 성수기에 진입한 이후 하반기부터는 본격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전망이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비용 증가 혹은 이익률 감소를 유발할 만한 요인이 상반기에 모두 해소됐다"며 "3분기부터는 성수기 효과를 온전히 반영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기 3대가 도입될 하반기부터는 성수기 수요를 더 많이 감당할 수 있어 실적이 본격적으로 확대된다는 예상이다.
제주항공이 하반기 항공기를 도입하면 연말 기준 총 26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게 된다. 노 연구원은 "공급 확대와 노선 확대, 성수기 도래, 운임 회복이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호황인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비용 통제 능력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과 올해 초 긴급 회항 영향으로 올 1분기 매출액 대비 정비 비용 비중이 12.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 증가를 유발하고 이익률을 둔화시키는 요인은 상반기에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매출액 대비 정비 비용 비중은 하반기에는 10%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분기 9.0%, 2분기 5.8%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도 3분기엔 14.4%로 상승해 두 자릿수 회복이 유력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이 일본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증편·신규 취항에 적극 나서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중 일본 노선에서는 압도적 위상을 굳히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인천~도쿄(나리타) 노선 스케줄을 하루 2회에서 3회로 늘린 제주항공은 오는 7월 20일 인천~삿포로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제주항공은 인천·김포·김해 공항을 기점으로 한·일 양국의 6개(국적 5개사, 일본 1개사) LCC 중 가장 많은 노선망(9개, 하루 15회 운항)을 갖추게 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부산을 기점으로 오사카와 후쿠오카 등 일본 노선을 확대했고, 지난 5월에는 도쿄 노선을 증편하는 등 지속적으로 공급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공격적 시장 확대 결과 7개 국적 항공사 중 제주항공의 올 1분기 일본 노선 분담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포인트 높아진 12.8%를 기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본 노선 전략은 일본을 찾는 여행객의 꾸준한 증가세와 그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인이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173만3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5만2400명보다 38.4% 증가했다. 방한 일본인의 경우는 지난 1월까지 4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2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고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3.5%의 높은
제주항공은 5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 LCC의 항공동맹인 '밸류 얼라이언스(Value Alliance)'의 일원이 되면서 국제선 매출 기반을 다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동맹으로 동남아시아와 북아시아, 호주 등으로 노선을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