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BRT라인 인근 상가. 고분양가·공급과잉으로 준공 후에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임영신 기자] |
은퇴 자금으로 세종시 상가에 투자한 이 모씨는 요즘 가슴이 쓰리다. 상가 두 개 중 하나는 최근 임차인을 겨우 찾았지만 당분간 월세를 받기는 어렵고, 나머지 한 곳은 올해 초 월세를 400만원에서 310만원으로 깎아줬는데도 석 달째 밀린 채 감감무소식이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부처 이전 4년차를 맞은 세종시 상가 시장이 높은 임대료와 공급과잉으로 공실이 크게 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청약 완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주택 시장과는 대조적이다. 세종시 2생활권 메인 도로인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라인을 따라 7~8층 높이로 들어선 상가에는 하나같이 '상가 매매·임대' 안내문이 다닥다닥 붙은 빈 점포가 수두룩하다.
불과 3~4년 전 대략 10억원을 투자하면 상가 보증금 8000만~1억원에 월세 400만원 이상 수입으로 투자 수익률 5% 이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치로 전국에서 투자자가 몰렸지만 실상은 달라 속앓이를 하는 투자자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시 상가 3.3㎡당 분양가(1층 기준)는 지난해 3266만원으로 2013년(2201만원)보다 무려 48.3% 뛰었다. 실제 단지 내 상가는 평균 낙찰가율(내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이 200%를 웃도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급격하게 불어난 상가 공급량도 '공실 쇼크'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2013년 25개에 불과했던 세종시 상가 수는 지난해 말 227개로 9배 폭증했다. 점포 수는 2013년 758개에서 지난해 말 5085개로 급증했다. 문제는 이 가운데 58%인 2950개만 영업 중이라는 것이며, 올 들어 준공됐거나 건축 중인 상가를 포함하면 실제 공실은 전체 점포의 절반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근린상가는 물론 단지 내 상가 할 것 없이 임대료를 아무리 낮춰도 주변에 상가가 넘쳐나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말이다. 반면 아파트 시장은 활황세다. 새 아파트에 대전, 공주, 청주 등 인근 지역 사람들이 몰리며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종시는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사실상 '0(제로)' 가구다. 가장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세종시 1-1생활권 L2블록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세종3차'는 정당계약 이후 보름 만에 다 팔렸다.
분양권에는 수천만 원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까다로운 설계공모로 당선된 4-1생활권을 비롯해 7000가구에 달하는 신규 분양이 쏟아진다.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를 둘러싼 검찰 수사로 세종시 주택 시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나왔지만 최근 정부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내리고 다음달부터 세종시 아파트 우선공급 대상 거주 기간이 2년에서 1년으로 줄고 거주자 우선 분양도 100%에서 50%로 축소돼 다른 지역 주민들의 청약 기회가 확대되면서 아파트 매매는 물론 분양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고분양가에 상가를 매입한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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