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연기, MSCI 신흥지수에 중국 A주 편입불발 이어 브렉시트도 무사히 넘어가나.’
월초부터 시장을 강타했던 세가지 악재가 순차적으로 사라지면서 시장에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20일 글로벌 증시가 반등한 것은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투자자들의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국 국민투표에 앞서 노동당 의원이 피살되는 등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치논쟁이 심화되자 지난 17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잔류 의견이 탈퇴 의견을 1%포인트 앞질렀다. 하루 뒤에는 그 격차가 3%포인트로 벌어졌다.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브리메인(Bremain·영국의 유럽연합 잔류)을 점치는 기류가 강해지면서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반등세를 보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론조사 결과 브렉시트 리스크가 줄어듦에 따라 글로벌 자금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의 경우 브렉시트 이슈가 불거지기 전 수준인 2000대 초반까지는 이른시일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8일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2027.08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지난 10일 브렉시트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 16일 1951.99까지 밀렸다.
저점 매수 추천도 잇따르고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조금씩 주식 비중을 늘려 두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후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뒤늦은 대응이 될 것”이라며 “그 전에 증시가 일시적으로 조정 받을 때마다 주식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슈만 지나가면 7월로 접어들면서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며 “삼성전자 등 국내 상장사가 호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전세계적으로 물가 수준이 오르고 있는데 이 경우 경기민감주 주가가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 주식 중에서도 소재·산업재·정보기술(IT)·자동차 업종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안도 랠리’가 대형주 위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 분석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1200억원 순매수, 코스닥 시장에서 690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투자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다음달 공매도 공시제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그동안 주식을 빌리기 쉬워 공매도가 성행했던 대형주 위주로 수급상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지만 향후 장세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국민투표 결과는 나와봐야 아는 것이고 설령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는다해도 다음달 미국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글로벌 거시경제 악재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거래량을 줄이고 불확실성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류용석 팀장은 “변동성 축소로 인한 증시 반등은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2분기 기업실적도 여전히 부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수 전략을 펴기에는 위험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미 브렉시트 부결 가능성이 증시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추가로 안도 랠리가 이어질지는 신중하게 판단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