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로 국내 증시가 폭락장을 맞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는 반면 충격이 단기에 그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24일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단기적인 변동성 위험에 유로존 붕괴 우려가 더해질 것”이라면서 “지수가 단기 반등 시도 후 17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로 이날 증시가 3~4% 폭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브렉시트가 유로존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면서 지수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세찬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결과에 따라 캐머런 총리의 즉각 사퇴, 영국 내 정치적 분열 및 혼란 가중될 것”이라면서 “파운드화 가치의 폭락, 글로벌 주식시장의 폭락 등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른 의견도 적지 않다. 이날 국내 증시의 반응에서 보듯 단기적인 지수 하락은 어쩔 수 없지만 브렉시트가 대세 하락장으로 기우는 요인이 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가 브리메인 기대감에 상승한 바 있어 단기적으로 시장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 경우 당장 28일 있을 유럽연합(EU) 외교안보관련 정상회담에서 대책이 마련될 것이며,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중앙은행(BOJ) 등 각국 중앙은행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사실 영국과 우리나라는 실물경제 측면에서 직접 연관되는 비중이 낮아 실제 경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영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국내 지수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당장 오늘 밤 미국증시나 유럽증시에 이 충격이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다음 주 초까지 시장 심리는 많이 침체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마냥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시장이 폭락할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변화된 환율에 대한 조건과 브렉시트 문제가 봉합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전제됐을 때에는 언제든 상승에 대한 기회 요인이 생겨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팀장은 “추가 충격에 대한 부분을 가정하더라도 지난 2월의 1800선 수준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다소 적어보인다”면서 “다만 하락 이후 지수가 회복하더라도 이는 상승장의 개념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적정 수준으로의 회귀’ 정도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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